“잠복결핵 10%만 결핵으로 발전”

국민일보

“잠복결핵 10%만 결핵으로 발전”

전염 안돼… 지난친 염려 금물

입력 2019-06-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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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세계적인 오명 중 하나는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 1위, 사망률 1위 국가라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결핵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사회는 결핵의 위험성과 예방법 등을 연일 전파한다. 문제는 정부가 2013년부터 결핵퇴치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한 해에 1800여명이 숨지고 그보다 많은 이들이 결핵에 감염된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8일 ‘결핵예방강화대책’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결핵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 경각심을 고취시키려는 등의 목적에서 결핵의 위험성만을 강조하다보니 잠복결핵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결핵은 기본적으로 전염병이다. 하지만 잠복결핵은 결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할 수 있는 상태”라며 “(국민들에게) 잘못 알리면 마치 잠복결핵도 전염되고 꼭 치료해야하는 것처럼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우려는 결핵환자가 발생했다거나, 잠복결핵을 앓고 있는 의료진이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진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이 발길을 끊는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결핵담당자는 “결핵에 대한 두려움과 비교해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동의했다. 최근 결핵 전파 관련 소란을 겪었던 부산의 한 보건소 감염관리 담당자도 “잠복결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말처럼 잠복결핵은 정말 위험하지 않을까? 이와 관련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감염내과 한창훈 교수는 “잠복결핵으로 진단받았다고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전염성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격리하거나 우려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잠복결핵 진단을 받은 경우 결핵균을 가지고 있었거나 가지고 있는 것일 뿐 활동성이 없어 결핵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통계적으로 전체 잠복결핵 진단자 중 10%정도만 결핵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진단결과가 양성이라고 해도 지금 균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릴 때 결핵을 앓았을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런 사람들까지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의 경우 이미 균을 가진 이들이 많고, PC방 등 사람이 밀집된 환경이 많아 예방적 차원에서 치료를 권할 뿐 에이즈 환자나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투석·과도한 다이어트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아니면 굳이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준엽 쿠키뉴스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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