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중국 복음화의 관문” 토요일마다 전도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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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은 중국 복음화의 관문” 토요일마다 전도 열기

‘미션 차이나 인 제주’ 소속 회원들 항공편으로 도착한 중국인 위해 찬양으로 환영하며 전도지 전해

입력 2019-06-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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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차이나 인 제주’ 회원들이 지난 1일 제주국제공항 5번 게이트 앞에서 중국어로 찬양하며 입국하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1일 오후 9시. 제주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전광판에 항공기 편명과 도착(Arrived)을 알리는 표시가 잇따라 점등됐다. 출발지 칸에는 푸둥 베이징 항저우 다롄 창춘 등 중국 주요 도시가 줄지어 나타났다. 잠시 후 관광객으로 보이는 중국인들이 5번 게이트로 밀물처럼 쏟아졌다. 게이트의 자동문이 열리자 익숙한 멜로디가 관광객들을 맞았다.

“너는 하나님의 선물 사랑스런 하나님의 열매 주의 품에 꽃피운 나무가 되어줘.” 기타를 멘 청년을 중심으로 한 무리의 중국인들이 박수를 치며 중국어로 찬양을 했다. 게이트 앞에선 성도 10여명이 중국어로 ‘예수님을 믿으세요’가 적힌 띠를 가슴에 두른 채 환영 인사를 전하며 전도지를 건넸다. 캐리어를 옆에 세워두고 찬양하는 청년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 웨이첸(29 여)씨는 “중국에서 교회를 다니다 3년 전 신앙생활이 끊겼는데 익숙한 찬양을 들으니 예전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다니던 교회가 문을 닫은 걸로 알고 있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같이 신앙생활하던 친구를 만나봐야겠다”며 웃었다.

매주 토요일 이곳을 찾는 이들은 ‘미션 차이나 인 제주(MCJ·Mission China in Jeju)’ 소속 회원들이다. 모임을 이끄는 오요한(가명·44) 선교사는 “토요일 저녁은 제주도에 도착하는 중국발 항공편이 밀집된 시간대라 이곳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설명했다.

중국 옌볜에서 태어난 오 선교사는 19년 전 신학 공부를 위해 서울 유학을 결심했다. 학부와 석 박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했던 그는 당시 두레교회에서 함께 사역했던 류정길(제주 성안교회) 목사와의 인연으로 2013년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꾸준히 늘어나자 중국 복음화에 대한 비전을 품고 있던 성안교회가 오 선교사를 제주도 파송선교사로 임명한 것이다. 한국교회가 제주에 파송한 1호 중국인 선교사이자 유일한 사례다. 도내 중국인 선교 사역은 2016년 제주에서 개최된 ‘미션 차이나 2030 선교대회’를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선교대회를 통해 2030년까지 중국인 선교사 2만명을 파송하자는 운동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중국교회가 이제는 선교받는 교회가 아니라 선교하는 교회로서 복음의 빚을 갚자는 목표의식도 생겼죠.”

2017년 6월 MCJ의 창립은 사역의 기폭제가 됐다. MCJ는 제주도 내 중국인교회와 선교단체, 중국선교에 관심을 가진 한인교회의 협력을 도모하고 중국교회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도내 외국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1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영성훈련, 아버지학교, 목회자 부부세미나도 개최한다. 오 선교사는 통제와 핍박의 수위가 높아지는 중국 내 선교 현실도 전했다.

“중국 내 선교사 10명 중 9명은 추방됐고 중국교회와 신학교는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도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은밀하게 숨어서 예배드리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제주도를 찾아 영성을 회복하고 새 힘을 얻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해요.”

오 선교사의 비전은 MCJ가 중국선교와 한반도 통일 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는 “다시 세워질 중국교회를 통해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북한과 땅끝까지 복음이 뿌리내릴 그날을 소망한다”며 전도지 뭉치를 쥐었다.

제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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