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에게 행복 전하는 ‘작지만 큰 교회’

국민일보

주민들에게 행복 전하는 ‘작지만 큰 교회’

관악구 예전교회 김인배 목사, 끝없는 사랑 실천으로 주민 움직여

입력 2019-06-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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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배 목사가 5일 서울 관악구 예전교회 정면 계단에 서서 포즈를 취했다. 송지수 인턴기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언덕. 그 언덕에 기대 세워진 예전교회(김인배 목사)는 계단이 교회 정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그 계단에 최근 리프트가 세워졌다. 언덕길을 오르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다. 지상 1층이라 볼 수 있는 교회 지하 2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지하 1층에는 주민들을 위한 필라테스장과 독서실이 갖춰져 있다. 교회 2층에는 목사 사택과 함께 인근 대학생을 위한 학사가 있고 3층부턴 일반 가정집들이 있다. 교회 구조에서부터 마을을 향한 사랑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저 지역사회에서 욕은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5일 김인배 목사가 2010년 청빙을 받아 처음 교회로 왔을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일에 교회 공간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는 마을 주민에게 행복을 전하는 아기자기한 공간이 됐다.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마을목회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이날 지하 2층 어린이도서관에선 마을 어르신과 아이들이 편하게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이곳에선 대학생 봉사자들과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고 공부도 가르친다. 교회의 주선으로 아이들은 채인선 작가의 집에 1박 2일 캠프도 최근 다녀왔다.

2층 김 목사 사택 바로 곁에 있는 대학생 학사관의 월세는 전기요금과 가스비 정도인 5만원뿐이다. 타지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겐 김 목사가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진로나 신앙에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든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김 목사는 한 달에 한 번 경로당을 찾아 예배도 드린다. 어르신들이 먼저 방석을 깔고 김 목사를 반긴다. 하루는 불신자인 어르신이 눈이 아파 김 목사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그의 눈에 손을 대고 기도하자 어르신은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며 활짝 웃었다고 한다.

교인들은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교회를 자랑스러워 한다. 김 목사 역시 지난해부터 관악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을 시작했고 주민들의 추천으로 올해부터 주민자치위원과 복지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다. 마을의 일꾼이 된 것이다. 교회가 마을 주민들의 것이 되자 교인이 아닌데도 10만원이 든 봉투를 감사헌금으로 내고 가는 이도 생겼다. 거동이 불편한 데도 직접 수확한 것이라며 채소를 한아름 들고 오는 어르신도 여럿이다.

“이르시되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 하시고.”(막 1:38) 김 목사가 마음에 품은 성경 구절이다. 김 목사는 “이전에는 늘 교회 안으로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고만 생각했다”며 “마을 안으로 교회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선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는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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