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원정대’ 첫 성지순례 여행… “현장서만 느낄 수 있는 영성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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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원정대’ 첫 성지순례 여행… “현장서만 느낄 수 있는 영성 체험”

1기 35명 경기 광주·수원 찾아

입력 2019-06-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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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믿음의 원정대’ 1기 참석자들이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내 고 한경직 목사의 우거처 앞에서 전정희 국민일보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송지수 인턴기자

국민일보가 한국교회 130여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기독교 신앙을 이어가기 위해 꾸린 ‘믿음의 원정대’가 지난 8일 첫 원정을 다녀왔다. ‘믿음의 원정대’는 해외에 치중된 성지순례 여행과 달리 국내 기독교의 숨겨진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국내 성지순례 프로그램이다. 지난 10년간 전국의 기독교 문화유산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전정희 국민일보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가 이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1기 원정대 35명은 전 선임기자의 안내를 따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교회와 고 한경직 목사(1902∼2000)가 은퇴 후 살았던 ‘우거처(寓居處)’, 그리고 수원 화성 내 동신교회를 방문했다.

남한산성교회는 1921년 5월 경기도 광주교회 박제상 전도사가 개척한 곳이다. 6·25전쟁 때 ‘빨갱이’ 사건으로 교인 등 많은 사람이 희생된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국내 유일의 청기와 예배당으로 기와 위로 우뚝 선 십자가가 원정대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원정대원들은 교회 인근 한 목사 우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거처는 남의 집에 임시로 몸을 붙여 산다는 의미다. 청빈의 삶을 살다 간 한 목사였던 만큼 거처는 19.8㎡(약 6평) 정도로 소박했다. 한 목사가 생전 산상 기도를 하러 올랐다는 근처 뒷산을 함께 올랐다. 나무가 우거진 숲을 5분쯤 오르자 야트막한 평지가 나왔다. 커다란 나무로 둘러싸여 고즈넉하고 새소리가 지저귀는 그곳에서 원정대원들은 잠시나마 한 목사의 기도를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이날 새벽 전주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온 김영구(70)씨는 “한 목사가 지냈던 우거처에 직접 와보고 싶어 신청했다”며 “현장에서 그의 청빈한 삶을 직접 마주하니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옥성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도 “사진과 글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 와야만 느낄 수 있는 영성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원정대의 길이 뜻깊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수원으로 이동해 1899년 수원 동신교회를 설립한 일본인 선교사 노리마쓰 마사야스 선교사의 묘역을 둘러봤다. 신영교(83)씨는 노리마쓰 선교사가 안장된 추모비 뒤편에 새겨진 글자를 한 자씩 읽어 내려가며 상념에 잠겼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일본 쪽에 먼저 전도한 줄로만 알았다”며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일본인이 한국에 와서 기독교 신앙을 전파했다고 하니,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삼일공고를 방문해 수원종로교회 신자였던 필동(必東) 임면수 독립지사 등이 세운 삼일학원과 삼일상동교회를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 선임기자는 “원정대라고 이름 지은 건 관광의 개념을 넘어 대원들이 함께 한국기독교역사를 연구하고 탐험하자는 취지”라면서 “복음의 길, 한국교회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발굴해 나가자”고 말했다.

광주·수원=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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