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정치 발언에 “도 넘었다” 빗발

국민일보

전광훈 목사 정치 발언에 “도 넘었다” 빗발

‘文대통령 하야’ 주장 이어 히틀러에 비유한 성명서 파문

입력 2019-06-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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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현 정부를 거칠게 공격하는 정치적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한국교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 대표회장은 8일 한기총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게시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국가적 탄압에 대한 성명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단식기도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히틀러의 폭거에 저항하며 독일과 유럽의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본회퍼와 같은 심정”이라며 “자유대한민국과 한국교회 신앙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어떠한 핍박이나 박해가 와도 생명을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국민에게 북한 주체사상을 강요하는 문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하야하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킨 지 3일 만이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8일 발표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국가적 탄압에 대한 성명서’. 한기총 홈페이지 캡처

교계 원로들은 “기독교의 본질적 사명은 구원과 선교이지 정치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제12대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박종순(충신교회 원로) 목사는 “교회가 정권과 세상의 타락을 경고하고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마땅한 책임”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목소리가 편향적이거나 누군가를 겨냥하게 되면 순수성이 결여되고 힘을 잃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 스스로 본연의 사명을 다하고 바른 국가관을 보여줄 때 사회로부터 위상이 재정립되고 교회의 집합된 힘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인웅(덕수교회 원로) 목사는 “아무 능력도, 비전도 없는 사람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해 일하는 것처럼 대중을 속이고 기득권을 차지하려는 욕심 때문에 기독교 전체를 욕 먹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군소교단과 이단이 뒤범벅된 상태인 한기총은 없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기독교의 이름으로 정치에 개입하는 행위는 정부와 정치단체가 정의 인권 평화의 범주에서 어긋난 행동을 보일 때로 국한해야 한다”며 “정치에 참여할 때는 그 방법과 표현에 높은 수준의 교양을 갖춰야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전 대표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나온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는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역감정을 유발시키고 한국교회를 분열시키는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기총 관계자는 “최근 전 대표회장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은 한기총 전체가 아니라 전 대표회장의 사견이 담긴 문서”라며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교계에선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기총의 대표성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한기총은 2011년 초 광범위한 금권선거 실태가 드러나면서 범기독교적 해체운동이 벌어져 한국교회 연합기구로서의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기총에 회원으로 등록된 교단은 총 79개다. 이 중 ‘행정 보류’ ‘회원권 제한’ 상태인 교단 10개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회원 교단은 69개다. 회원 교단 각각의 규모도 크지 않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한기총 회원 교단 중 20여곳은 소속교회가 200곳 미만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백석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교단은 한기총을 탈퇴했거나 행정 보류한 상태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가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기침은 거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한기총 회원 교단 중 최대인 기하성 관계자는 9일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며 “11일 열리는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신상목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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