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은 미국 CIA 정보원이었나… 잇단 연계 의혹설

국민일보

김정남은 미국 CIA 정보원이었나… 잇단 연계 의혹설

WSJ, “김-CIA 연결고리 존재, 피살 전 접촉”

입력 2019-06-1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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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 직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접촉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정남이 숨진 지 2년4개월이 지난 시점에 그가 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김정남이 CIA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하며 정보원 역할을 해왔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WSJ에 “김정남과 CIA 사이에는 연결고리(nexus)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WSJ는 소식통의 국적과 소속기관을 유추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사안을 잘 아는 사람(a person knowledgeable about the matter)’이라고만 밝혔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김정남은 당시 말레이시아 일정을 마치고 거주지인 마카오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CIA 요원과 접촉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살해범 재판에서 김정남이 휴양지 랑카위에서 수일간 머물며 신원을 알 수 없는 한국계 미국인과 접촉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소식통은 김정남이 CIA와의 접촉만을 목적으로 말레이시아행을 택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남과 CIA의 관계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김정남은 CIA 외에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정보기관과도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정남이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했고 평양에 권력 기반도 전혀 없어 북한 핵심부의 내밀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CIA는 북한 내 급변사태로 김 위원장이 실각하더라도 김정남은 최고지도자 지위를 승계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고 복수의 전직 미국 관리가 전했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김정남 피살 직후 그와 CIA 간 관계가 노출되지 않은 데 안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3개월 뒤인 2017년 5월 김정남과 미 정보기관 관계자 간 접촉 의혹이 일본 아사히신문을 통해 제기됐다.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지국장은 최근 출간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에서 김정남이 CIA 정보원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안 김 위원장이 김정남을 ‘배신자’로 간주하고 살해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WSJ는 그러나 “(파이필드 지국장의) 저서를 접하지 못했다”며 이번 보도가 자체 취재 결과임을 분명히 했다.

CIA는 오랜 기간 북한 정보 수집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인 데다 미국 대사관도 없어 CIA의 까다로운 적수였다고 한다. 전직 국무부 관리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CIA는 북한의 무기 개발과 미사일 수출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탈북자를 자주 활용해 왔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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