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잔혹하게 죽였나… 고유정 범행 동기 끝내 못밝혀

국민일보

왜 잔혹하게 죽였나… 고유정 범행 동기 끝내 못밝혀

경찰, 단독 계획된 살인으로 결론… 피해자 최소 3회 이상 공격 받아

입력 2019-06-11 19:20

경찰이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36·사진)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이른바 ‘고유정 사건’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피해자인 전 남편 A씨(36)가 지난달 25일 오후 8시부터 9시16분 사이에 흉기로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펜션 안에 흩어진 피해자 혈흔의 형태를 분석한 결과 살해 당시 최소 3회 이상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씨는 키 180㎝,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구였지만 고씨가 A씨에게 미리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먹여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고씨가 지난달 17일 충북 청주에 있는 병원과 약국에서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는 졸피뎀을 처방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고씨의 범행을 공범 없이 단독으로 저지른, 계획범죄에 의한 살인으로 결론지었다.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오면서 시신훼손을 위한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에도 제주시 한 마트에서 표백제와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등을 구입했다.

지난달 28일 전남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는 도중 배 위에서 일부 시신을 유기했으며, 인터넷으로 도구를 주문해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로 배송한 것도 확인됐다. 경찰은 여객선에서 1차로 크기가 작은 시신 일부를 바다에 유기하고, 김포시 소재 아파트에서 남은 시신을 2차로 훼손한 뒤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고씨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확인 결과 고씨가 피해자를 만나기 전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과 살인 도구의 종류, 시신 훼손·유기 방법 등을 검색한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결과 발표 내용의 상당수가 추정에 따른 것이어서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피해자 시신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경찰은 다만 고씨가 A씨와 자녀의 면접교섭권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으로 인해 A씨를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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