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이 준 삼각주, 인간에 행복을 선물하다

국민일보

갠지스강이 준 삼각주, 인간에 행복을 선물하다

방글라데시의 삶·자연·사람

입력 2019-06-12 18:27
버스와 자전거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어우러진 수도 다카 시내.

방글라데시는 벼농사 중심의 농경생활이 주축을 이룬다.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지만,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나라다. 아열대 기후가 주는 풍요로운 자연을 즐기고 인간의 조건,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방글라데시로 떠나보자.

방글라데시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세계 8위 수준으로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리적으로는 비옥한 갠지스강 삼각주 지대에 위치해 정글이 많은 저지대에 속한다. 벵골호랑이의 주요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갠지스강, 브라마푸트라강, 메그나강 등 여러 강이 만나 삼각주를 이루는 지역에 있는 ‘순다르반스 국립공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순다르반스는 벵골어로 ‘아름다운 숲’이라는 뜻이다. 이곳 세계 최대의 맹그로브 숲은 인도 서벵골주와 방글라데시에 걸쳐 있다.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예전 그대로의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다.

맹그로브 숲으로 들어가는 여정은 쿨나의 작은 항구 몽글라에서 시작한다. 조그마한 크루즈선에 오르면 배는 남쪽으로 미끄러지며 벵골만으로 향한다. 문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온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수달을 이용한 어업 등 가끔 마주치는 전통 스타일의 고깃배와 방글라데시 어부는 신기하고 정겹다.

강에서 수달을 이용한 전통방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

9시간 여정 끝에 숲 가운데 강에 정박한 크루즈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눈앞에 내다보이는 강물과 펼쳐진 야생 숲…. 자연 그대로인 원시림에서의 하룻밤은 설렘 그 자체다. 다음날 이른 아침 강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곳에서 끝없이 짙은 푸른 숲 너머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이 조용한 아침을 깨운다. 우거진 삼림 속에 강물과 물안개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신비하다. 숲 사이로 사슴들이 어슬렁거리는 모습도 자연 그대로다.

이 숲에 방글라데시의 마스코트인 벵골호랑이가 서식한다. 호랑이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운이 좋아야 한다. 숲에는 사슴과 원숭이들이 무시로 노닌다. 호랑이 발자국은 보지만 실제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방글라데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남동부 항구도시 치타공이다. 우리나라 부산과 비슷한 방글라데시 제2의 도시다. 이곳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가 ‘콕스바자르’다. ‘노란 꽃’이라는 뜻의 ‘파노와’로도 불린다. 방글라데시 관광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잘 알려진 곳으로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콕스바자르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천연 해변이 있다.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120㎞의 황금빛 백사장은 방글라데시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서핑을 즐기기에도 좋다. 방글라데시가 숨겨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벵골만 어촌의 풍경이 펼쳐진다. 초승달 모양 ‘달배(moon boat)’는 이 지역 마스코트다. 해적 영화에서 볼 법한 목재 어선으로 길이 약 8m, 4t급의 아담한 배다.

콕스바자르는 해변에 위치한 만큼 새우양식장과 조개시장 등 입맛을 돋울 만한 신선하고 건강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고기잡이가 한창인 인근 어촌마을에서는 새벽부터 즉석 경매가 진행되고 물고기를 말리는 여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지역 콕스바자르에는 길이 12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이 있다. 해질녘 해변에 정박해 있는 ‘달배(문보트)’ 옆에서 어부가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고 있다.

콕스바자르에서 멀지 않은 곳에 48개의 소수 민족이 사는 반다르반 지역이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높은 고도를 자랑한다. 미얀마 접경지대인 힐 트랙스는 출입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산을 올라가면서 보는 주민들은 벵골인의 모습이 아니다. 태국이나 미얀마에서 볼 법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벵골어와 함께 고유의 민족어를 사용하며 자신들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원주민을 만날 수 있다. ‘문명과 원시’의 접점이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사이루 힐 리조트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놓는 풍광이 장관이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장관이다. 캄캄해지면 하늘에서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 다만 반군 활동 등으로 외교부 여행 경보 3단계가 발령돼 있는 지역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다르반 산악지대에 사는 원주민.

방글라데시의 전통을 보고 싶다면 다카 동북쪽 탕가일에 있는 전통 직조 마을을 찾아야 한다. 이곳 잠다니 직조는 금속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나무로 만들어진 전통 베틀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기원전 4세기부터 내려오는 기술을 이용해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순다르반스·반다르반·콕스바자르(방글라데시)=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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