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유실될라… 선체 균형 맞추고 6시간43분간 5㎝씩 들어올려

국민일보

시신 유실될라… 선체 균형 맞추고 6시간43분간 5㎝씩 들어올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입력 2019-06-12 04:02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11일 오전 7시12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배를 인양하는 작업은 파손과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천천히 진행됐다. 인양 완료까지 6시간여 동안 예상치 못한 선체 훼손이 발견돼 작업이 중단되는 등 긴장된 순간이 계속됐다.

헝가리 정부와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오전 6시47분 인양을 시작하면서 선박을 5㎝씩 단계적으로 들어올렸다. 허블레아니호가 좌현 방향으로 기울어진 상태여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인양은 오후 1시30분 선박을 바지선에 완전히 올리면서 종료됐다. 애초 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6시간43분이 걸렸다.

인양 작업에서 관건은 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시신 유실이나 선체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서였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허블레아니호는 침몰의 여파로 선체 일부가 훼손돼 있었다.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들이받은 충격과 침몰 시 강바닥에 부딪힌 데 영향을 받은 흔적으로 추정된다.

관광객들이 야경을 즐겼던 갑판은 정체 모를 검은 불순물이 덕지덕지 엉겨붙어 있었다. 햇빛과 비를 막아주던 파란 천막도 제멋대로 찢어진 채 선체 곳곳에 늘어졌다. 즐거움이 가득했을 유람선의 풍경은 온데간데없었다. 객실 창문은 깨진 채 창틀만 남아 있었다. 비교적 온전한 배 앞머리와 달리 배 꼬리 부분 갑판의 그물 모양 울타리는 완전히 허물어져 수면을 따라 누워 있었다.


인양 작업은 실종자를 찾고 시신을 수습하면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1시간반 만에 헝가리인 선장 1명과 한국인 탑승객 3명 등 시신 4구를 수습했다. 오전 7시43분 조타실에서 선장의 시신이 발견돼 헝가리 대원들이 배 왼쪽에 위치한 바지선으로 시신을 옮겼다.

잠수대원들은 1층 객실 입구 앞에서 오전 8시4분, 7분, 18분에 잇따라 한국인 시신을 수습했다. 두 번째로 발견된 시신은 최연소 희생자 김모(6)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을 수습한 대원들은 경례로 예를 표하고 검은 자루에 담아 들것에 올렸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양 작업은 착수 2시간 만에 잠시 중단됐다 재개됐다. 오전 8시52분쯤 선미 쪽에서 예상보다 심하게 훼손된 부분이 발견되면서 대응팀은 5번째 와이어를 추가 연결했다. 훼손 부분은 대원들이 밧줄로 보강을 한 뒤 조심스럽게 와이어 연결에 돌입했다. 오전 9시43분쯤 선미 쪽에 와이어를 연결하는 작업을 마치고 작업이 서서히 재개됐다. 오전 10시쯤에는 배의 모습이 거의 대부분 드러났다.

이후 선수 쪽 창고에 양수기를 넣어 배 안의 물을 빼는 작업이 실시됐다. 강물과 침전물 등으로 인해 무게가 100t에 달한 허블레아니호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선체 내부에 장애물이 많아 배수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동시에 조타실, 갑판, 선실 순으로 실종자 수색도 진행됐다.

이날 작업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헝가리 시민들은 폴리스라인 밖에서 이를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바지선 위에 설치된 현장상황실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봤다. 일부는 “인양 작업을 도저히 직접 볼 수가 없다”며 상황실 참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측은 선박을 바지선 위에서 수색한 뒤 남쪽 체펠섬으로 옮겨 정밀 조사를 벌였다. 전문가들이 사고 충격 부위와 인양 과정에서 파손 여부 등을 점검했다. 남은 한국인 실종자 4명은 인양 완료까지 찾지 못했다. 헝가리 내무부는 실종자 수색 인원을 기존보다 2배 늘렸다.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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