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이란 골문 열었지만… ‘무승 징크스’ 계속

국민일보

8년 만에 이란 골문 열었지만… ‘무승 징크스’ 계속

벤투호, 후반 황의조 선제골… 5분 만에 수비불안 속 자책골

입력 2019-06-11 23:17
한국 국가대표팀 황의조(왼쪽)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12분 상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멋진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대표팀은 그러나 이후 이란의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중 자책골을 기록하며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대표팀은 지난 8년간 단 한 차례도 이란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뉴시스

라이벌 이란의 사령탑이 바뀌었어도 무승(無勝)의 고리는 끊어내지 못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안방에서 이란을 맞아 호주전과 달리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무승부에 그쳐 8년 만의 승 추가에 실패했다.

한국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에서 1대 1로 비기며 6경기 연이어(2무 4패) 이기지 못했다. 이란을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이다. 라이벌 간 맞대결답게 양 팀은 시합 내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국은 황의조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5분 만에 자책골을 내주며 징크스를 깰 기회를 놓쳤다.

보수적으로 선수를 기용해온 벤투 감독은 이날 라인업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신예 백승호를 비롯해 조현우, 나상호가 선발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황의조와 함께 최전방에 섰다. 다만 호주전에서 사용한 스리백이 아닌 익숙한 포백을 바탕으로 한 4-1-3-2를 택했다.

경기 시작 후 한국은 적극적인 압박으로 주도권을 가져왔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백승호는 탈압박과 후방 빌드업(공격 전개)을 바탕으로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했다. 공격에서도 매서웠다. 이란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2~3명을 연달아 무너뜨리는 개인기를 뽐내기도 했다.

왼쪽 날개로 나선 나상호도 빠른 돌파와 크로스로 종종 찬스를 만들었다.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도 아끼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이용이 올린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아쉽게 튕겨 나왔다.

경기 전 패배는 꼭 피하겠다던 이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란은 전반 중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기회를 엿보았다. 크로스와 패스로 공을 골문 앞까지 보냈지만 슈팅이 주로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은 팽팽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후반 초반 이란은 연달아 코너킥 기회를 잡으며 골문을 두드렸다. 아마드 노우롤라히의 기습적 슈팅이 골대를 맞기도 했다.

이란 쪽으로 흐르던 분위기를 뒤바꾼 것은 해결사 황의조였다. 후반 12분 김민재의 롱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이란 수비수들끼리 부딪히며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의조는 앞으로 튀어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침착한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나온 윤빛가람의 득점 이후 8년 5개월 만의 이란전 득점이다

하지만 리드는 채 5분을 가지 못했다. 후반 17분 이란이 찬 코너킥이 혼전 상황에서 김영권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득점 직후 페널티박스 내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문제였다.

1-1 동점 이후 한국은 황희찬, 이승우, 이정협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세를 높였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분투했지만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 상대로 무패를 지켜낸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며 “벤투 감독이 잘 이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치열하고 대등한 경기였다. 무승부가 공정한 결과”라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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