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포스팅 시스템 문턱 낮춰야 제2의 류현진 나온다

국민일보

[And 스포츠] 포스팅 시스템 문턱 낮춰야 제2의 류현진 나온다

국내 야구선수 MLB 도전기

입력 2019-06-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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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패, 평균자책점 1.36.’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올 시즌 14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14경기 중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5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사이영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올 시즌을 마친 뒤 1억 달러가 넘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할 수 있었던 통로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이다.

2001년 국내 정식도입

포스팅 시스템은 1998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프로야구(NPB)가 미·일 선수 이적 협약을 개정하면서 도입됐다. 이전에는 일부 선수들이 일본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 메이저리그에 입단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적료를 피하면서 에이전트들이 중간에서 교묘하게 돈을 버는 편법을 막고자 도입됐다. 그래서 구단의 동의 하에 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최고액을 써낸 구단이 우선 협상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에 정식으로 도입된 것은 2001년 7월 한·미 선수 계약협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지난해 7월 한·미 선수계약 협정이 일부 개정됐다. 포스팅 비용(응찰 금액) 최고액을 제시한 구단과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하던 기존 절차를 바꿔 계약 의사가 있는 모든 구단과 30일 동안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11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1일까지였던 포스팅 요청 기간은 1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로 단축됐다. 이적료도 단계별로 세분화했다.

최향남, 101달러 첫 진출

이상훈. 뉴시스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한 첫 선수는 LG 트윈스 소속이던 ‘야생마’ 이상훈(48)이다. 1997년 시즌 뒤 보스턴 레드삭스가 포스팅 비용 60만 달러를 제시해 우선 협상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구단의 반대로 메이저리그행은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는 정식 포스팅 시스템이 아니었다. LG는 자매구단인 보스턴에 이상훈을 임대할 계획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모든 구단에 균등할 권한을 줘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정식 도입 이전임에도 포스팅 시스템이 시행됐다.

임창용. 뉴시스

두 번째 도전자는 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 진필중(47)이었다. 2002년 2월과 같은 해 12월 두 차례 도전했다. 첫 번째엔 응찰한 구단이 없었고, 두 번째는 응찰 금액이 2만5000달러에 불과해 무산됐다. 같은 해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임창용(43)도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65만 달러라는 적은 포스팅 비용에 삼성 구단이 거부했다.

최향남. 뉴시스

2009년 포스팅 시스템 첫 진출 사례가 생겼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최향남(48)이 주인공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마이너리그팀과 계약했다. 포스팅 비용은 단 101달러였다. 마이너리그이긴 하지만 공식적인 첫 진출이다.

ML 직행 단 3명뿐

그리고 류현진이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에 도전했다.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은 LA 다저스였다. 2573만 7737달러 33센트였다. 계약 기간 6년, 연봉 총액 3600만 달러에 다저스 구단에 정식 입단했다.

2014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SK 와이번스 김광현(31)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이 포스팅 시스템의 문을 두드렸다. 김광현은 2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낙찰됐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지명했지만, 금액이 적어 수용을 거부했다.

이때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 강정호(32)는 계약에 성공했다. 포스팅 비용은 500만 2015달러였다. 현 소속팀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다. 계약 기간 4+1년, 연봉 총액 최대 1650만 달러에 계약하고 바다를 건넜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넥센 소속이던 박병호(33)가 1285만 달러라는 금액에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됐다. 계약 기간 4+1년, 최대 18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같은 시기 도전했던 롯데 소속 손아섭(31)과 황재균(32)은 무응찰로 무산됐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최향남을 제외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는 불과 3명이다. 그만큼 어려운 관문인 셈이다.

7시즌 요건 완화 목소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도 어렵지만, 도전 자격을 얻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7시즌 동안 국내에서 활동한 선수가 구단의 허락 하에 해외 리그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졸 출신 선수가 9년을 채워야 자격을 얻게 되는 FA보다는 나은 편이다. 그러나 보통 군 문제까지 해결하고, 7시즌을 꼬박 채우게 되면 만 30세를 훌쩍 넘게 된다. 한 시즌만 뛰어도 도전 자격이 주어지는 일본프로야구와는 너무나 다르다. 일각에선 포스팅 시스템의 지원 자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당수 국민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제2, 제3의 류현진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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