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훈 목사의 전도군사학교] “동역자는 우연히 보내지는 것 아니라 헌신·사랑으로 세워져”

국민일보

[이수훈 목사의 전도군사학교] “동역자는 우연히 보내지는 것 아니라 헌신·사랑으로 세워져”

<9> 동역자를 세우기까지

입력 2019-06-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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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훈 당진동일교회 목사는 1996년 충남 당진 시곡동 산중에 교회를 개척한 지 1년 만인 97년 8월 교회 신축을 하고 입당예배를 드렸다. 당진동일교회 제공

돈이 되지 않는 일, 봉사와 헌신만 따르고 희생해야 하는 목회현장에서 동역자를 세우는 일은 매우 어렵다. 교회를 세우기 위해 날마다 목회자와 함께 교회에 나와 기도 전도 봉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롬 16)

교회를 세우는 것은 단순히 예배드리는 회중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데려다가 사랑으로 품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신뢰가 어느 정도 쌓이면 그때부터 복음을 가르쳐 예수님을 알아가게 한다. 믿음이 생기면 주를 위해 헌신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게 에베소서 4장 11~13절에 나오는 원리다.

교회 개척 후 주님께선 교회가 건축물이 아니며 믿음으로 세워지는 성도임을 알게 하셨다. 하지만 사람을 세우는 일은 참으로 어려웠다. 성도는 목회자가 인격적으로 헌신하고 복음적인 희생의 삶을 보여줄 때만,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줄 때만 안심하고 동역한다. 그렇기에 너무도 부족함이 많은 나는 새벽마다 성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며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일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성도 좀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1997년 8월 15일 꿈에 그리던 입당예배 날이 됐다. 내겐 사람이 없었다. 손님들을 초청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손님은 많은데 점심을 대접할 사람이 부족했다. 고민 끝에 이웃교회에 성도를 ‘빌리러’ 갔다.

교계의 정서를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산중에 교회를 개척하게 됐습니다. 봉사자 몇 분만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웃 교회 목사님은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듣기만 하셨다.

뭔지 모르지만, 소득 없는 민망한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논둑에 들어가 앉았다. 오랜만에 올려다보는 하늘엔 한여름 뭉게구름이 떠가고 있었다. 갑자기 가슴에 쌓였던 서러움이 눈물이 돼 흐르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어 어두워져 갈 때까지 논둑에 앉아 울고 또 울었다.

무기력함 외로움 서러움…. 사람에 대한 목마름이 그렇게 서러운 눈물이 돼 가슴을 적셨다.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하며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다. 교회를 시작하면서 그 귀함을 점점 깨달았다.

먼저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

그래서 결심했다. 찾아가자. 언젠가 나도 브리스 길라와 아굴라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목회를 위해 목이라도 내줄 동역자를 찾으러 다녔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꾼을 세워 헌신을 끌어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성도의 헌신을 끌어내기 전에 내가 성도를 위해 줄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

예수님은 병을 고쳐 주셨고 상한 자를 감싸 주셨다. 절망에 무너진 사람을 세워주셨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생명까지 내어주셨다. 모든 것을 포기하셨고 모든 것을 내어 주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났다. 예수님이 포기하셨고 자기 몸을 내어 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나음을 입었고 생명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동역자를 세우는 원리였다. 말과 훈련도 필요하겠지만 진정한 동역자는 내 헌신을 통해 세워지는 것이었다. ‘그렇다. 동역자는 우연히 보내주시는 존재가 아니라 내 헌신과 사랑을 통해 세워지는 것이다.’

내가 먼저 섬긴다는 의미는 내 것을 포기하지 않고는 불가능했다. 시간도 물질도 수고도 모두 그 한 사람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것은 마치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삶과 같았다.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갈 4:19)

주님의 꿈은 사람을 흥하게 만든다

인내하니 동역자들이 점점 생겼다. 그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외쳤다. “우리가 교회를 얼마나 알겠습니까. 아주 미천한 지식이지만 정말 꿈같은 교회를 세워봅시다. 하나님께만 영광을 올려드리는 교회, 성도들이 행복한 교회, 치유와 회복이 있는 교회, 위로와 따뜻한 가슴이 있는 공동체 말입니다.”

마음을 모아 비전을 세웠다. 같은 말 같지만, 주말이면 새벽이 오도록 그 꿈을 되새김질했다.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 점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꿈은 사람을 흥하게 만든다. 더욱이 하나님의 비전을 품을 때 오는 감격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다. 평신도로서 교회에 기대하는 일들이 한둘이 아닐 테지만 감히 말하지 못해 묻어둔 생각들이 쏟아졌다. 고마웠다.

“어떤 의견이든 가감 없이 말해봅시다.” 그렇게 자유롭게 의견을 받아들이자 정말 많은 목회 아이디어가 나왔다. 기존 교회가 가진 벽을 넘어보자는 의견,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교회를 세워보자는 제안이 많았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사람은 자신이 말한 일, 하고 싶다고 고백한 일을 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신이 나서 아낌없이 헌신하다 보니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수훈 목사

어린이 중심 교회의 비결

그때 시작한 게 어린이가 중심이 되는 교회였다. 우리가 개척 초기 날을 새면서 가슴 설레며 나눴던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150% 성취됐다. 그 결과 교회는 매년 2배 이상 부흥을 거듭했다.

성도의 꿈은 하나님이 주신다. 갈렙이 품었던 말씀이 자신의 삶이 됐고 꿈이 됐다. 결국, 그는 가나안 정복에 나섰다. 이처럼 하나님은 하나님의 꿈을 품은 사람을 기뻐하시며 능력을 주신다.

그래서 성령께서 택한 백성에게 꿈을 꾸게 하시는 것이다. 아브라함, 야곱, 요셉, 모세, 여호수아가 그랬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욜 2:28)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거룩한 하나님의 꿈, 이상을 보는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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