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만 꿈꾸던 성도에게 ‘킹덤 드림’ 외쳤더니 15배나 성장”

국민일보

“아메리칸 드림만 꿈꾸던 성도에게 ‘킹덤 드림’ 외쳤더니 15배나 성장”

권준 미국 시애틀형제교회 목사가 말하는 변화와 부흥

입력 2019-06-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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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 미국 시애틀형제교회 목사가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목회 여정을 설명하고 있다. 원주=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11일 서울 한신교회(강용규 목사)가 주최한 신학 심포지엄 행사장인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 권준(57) 미국 시애틀형제교회 목사는 2시간 내내 600여명의 목회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는 ‘어록’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풍성한 목회 노하우들을 쏟아냈다.

“교회는 수용 능력이 아닌 파송 능력으로 말해야 합니다. 500명 신자요? 신자들이 500개 교회로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충성됨입니다. 숫자에 매몰된 목회자는 신자 수가 많으면 교만해지고 적으면 우울해집니다.”

권준 목사가 지난 11일 한신교회 주최 신학심포지엄에서 강의하고 있다. 원주=강민석 선임기자

이날 강의 제목은 ‘교회의 변화와 부흥’이었다. 강의 직후 권 목사를 만났다. 그는 20년 전 부임 당시를 회고했다.

“교회는 정체돼 있었고 자녀 세대는 모두 빠져나간 채 남은 신자들은 고령화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주신 마음은 이런 교회도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시애틀형제교회 인터넷 홈페이지 모습.

권 목사가 37세에 시애틀형제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것은 2000년 1월이었다. 자신이 16년 전까지 다녔던 모 교회였다. 직전까지 권 목사는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부교역자로 5년간 사역했다. 그는 교회를 ‘사도행전적 공동체’로 바꾸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요한복음 13장을 묵상하면서 도출한 3가지 원리가 그 기반이었다. 예배와 교제, 선교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예배였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야 그 사랑으로 성도들과 교제하며 선교할 수 있었다”며 “우선 예배에서 하나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순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이후 복음성가나 현대기독교음악(CCM)이 금지돼 있던 전통적 교회에 찬양팀을 만들어 자신이 직접 찬양을 인도했다. 시카고 윌로우크릭교회 전도 콘퍼런스에 매년 교회 중직들과 함께 참여했다. 틈틈이 세계 선교지를 다녔다. 자신의 일터와 교회밖에 모르던 신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하시는 주님을 만났다. 매주 토요일엔 새벽기도를 마치고 시무 장로들과 1시간에 걸쳐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미리 발행된 주보를 보면서 주일 행사나 내용을 점검했고 여기서 목회철학을 나눴다.

그는 “토요일 아침 모임은 지금도 하고 있다. 일종의 소통과 공감의 시간”이라며 “교회가 무엇인지, 주님이 원하는 교회 상이 어떤 것인지를 나눈다”고 말했다.

윌로우크릭교회 방문도 교회를 바꾸는 자극제가 됐다. “미국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어요. 믿지 않는 영혼을 향한 안타까운 눈물이었습니다. 그 교회 성도들은 ‘넌크리스천’이란 말만 나오면 울었어요. 그런데 저는 목사인데도 믿지 않는 사람을 향한 눈물이 없었어요. 갈 때마다 감동을 받았고 회개했습니다.”

권 목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성도들과 한마음이 됐다. 성도들은 ‘저 목사가 우리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말 없는 지지도 얻었다. 이렇게 교회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사도행전이 말하는 예배와 친교, 선교공동체로 탈바꿈했다. 20년 전 200명이 출석하던 교회가 지금은 3000명이 나오는 교회가 됐다.

권 목사는 “제가 이민자였고 이민자의 삶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게 성도들에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아메리칸 드림만 꿈꾸던 신자들에게 ‘킹덤 드림’(Kingdom dream)을 갖자고 외치던 목사를 신뢰하고 따라줘서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권 목사가 성도들의 마음을 얻은 데는 사례비 조정도 역할을 했다. 자신의 사례비를 인상하는 대신 부교역자들의 사례비를 올려 담임목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춘 것이다. 이는 매년 공동의회에서 투명하게 공개된다.

권 목사는 “저의 사례비를 올리지 않은 것은 어떤 면에서 희생이었지만 가족들도 흔쾌히 동의했던 부분”이라며 “이런 모습을 보고 성도들이 목회자를 신뢰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한번 사람을 믿으면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목회자 자신부터 희생하고 내려놓으면 교회는 분열되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회자의 고통 중 하나는 어떤 계획이 나의 야망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비전인가를 분별하는 일”이라며 “돌이켜보면 야망은 항상 내게서, 비전은 하나님에게서 나왔다. 주님의 교회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목회자의 야망을 비전으로 포장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대 초반에 경험한 고 하용조 목사의 목회와 온누리교회 사역이 지금의 목회에 자산이 됐다고 했다. “하 목사님은 열정과 정신, 교회 및 선교에 대한 고민 등을 통해 큰 감동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최고를 드리고 싶어했던 그분의 열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권 목사는 “이민교회이지만 시애틀형제교회의 사례가 한국교회의 변화를 위한 작은 동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험한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지역사회에 전하는 일에 힘쓰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문화를 기초로 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기독교인으로서 살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며 “목회자들은 신자들이 주일예배의 삶을 평일에도 연결할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주=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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