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도 ‘맨 인 블랙’도… 프랜차이즈 속편들의 수난기

국민일보

‘엑스맨’도 ‘맨 인 블랙’도… 프랜차이즈 속편들의 수난기

입력 2019-06-19 00:05
프랜차이즈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엑스맨: 다크피닉스’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는 국내 극장가에 늘 위협적이다. 막대한 스케일과 탄탄한 팬덤을 앞세워 개봉과 동시에 스크린을 점령해버리곤 한다. 오랜 기간 쌓아올린 작품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흥행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데, 올해의 양상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에는 특히 프랜차이즈 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박스오피스 상위 10개 작품 가운데 무려 7개가 시리즈물이었다.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신과함께’ 1, 2편을 비롯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앤트맨과 와스프’ 등이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기대작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3월 개봉한 ‘캡틴 마블’과 4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연달아 성공하며 전망을 밝히는 듯했다. 하지만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두 작품이 연달아 예기치 않은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19년간 이어져 온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엑스맨: 다크피닉스’와 7년 만에 리부트된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는 일찌감치 박스오피스 경쟁에서 밀려나 관객 85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아직 상영 중이기는 하나 현재로선 90만명 돌파도 어려워 보인다. 흥행 역주행을 펼치고 있는 ‘알라딘’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기생충’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다 20일에는 ‘토이 스토리4’까지 개봉한다.

흥행과 비평 면에서 호의적 평가를 얻은 전작들과의 온도차가 확연하다. 개봉 초기부터 액션의 긴장감은 물론 작품 자체의 짜임새가 느슨하다는 혹평에 시달리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해외 사정도 다르지 않다. 3억5000만 달러(약 4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최종적으로 1억 달러(1185억원) 이상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도 비상에 걸렸다. 지난 12일 공개된 신작인데도 장기 흥행 중인 ‘알라딘’ ‘기생충’의 기세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를 전전하는 상황이다. 앞선 세 편의 시리즈에서 활약해 온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가 하차하고 크리스 햄스워스, 테사 톰슨이 새롭게 합류했는데 특유의 콤비 플레이나 스피디한 액션이 이전만큼 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맨 인 블랙’은 SF 코미디 장르 북미 흥행 톱3를 석권한 인기 시리즈다. 시리즈 총합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이 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1편은 1997년 개봉 당시 ‘타이타닉’에 이은 전 세계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의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북미에선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긴 하나 2위 ‘마이펫의 이중생활2’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시리즈물은 특유의 익숙함에서 득과 실이 함께 발생한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프랜차이즈 영화는 충성도 높은 팬들 덕에 얼마간 흥행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는 반면, 부진한 스토리 전개나 특정 배우에 기대는 마케팅 등의 매너리즘에 빠지면 팬들에게도 외면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게 관건이다. 정 평론가는 “시리즈 영화의 경우 액션이나 SF 장르가 대부분이므로 새로운 이야기와 화려한 볼거리를 동반해야 한다”면서 “배우의 특성을 부각하는 캐릭터와 관객의 예상을 능가하는 기발한 전개가 요구된다. 기술적 진보를 담고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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