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 1억뿐인데… “56억 교회건물 경매 응찰”

국민일보

가진 돈 1억뿐인데… “56억 교회건물 경매 응찰”

목회는 영권(靈權)이다 <11>

입력 2019-06-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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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송도가나안교회 목사가 2011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이안상가 교회에서 밤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김 목사는 2009년 교회 개척 때부터 매일 밤기도회를 진행했다.

그래서 이튿날 해당 교회를 찾아갔다. 목사님으로부터 교회가 경매물건으로 나오게 된 자초지종을 들었다. 사정이 딱했다.

은행도 찾아갔다. 이자를 1년 반이나 내지 않아 연체이자만 5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은행 관계자와 약속했다. “좋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 교회 건물을 인수하려고 합니다.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목사님과 저희 교회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NPL(무수익여신) 체결을 하면 연체 이자를 감해주겠습니다.” 5억원이 넘는 이자를 감면해주겠다는 파격적 조건이었다.

그래서 전문가를 고용해 NPL계약을 위한 서류를 만들었다. 계약이 체결되기 위해선 채권자, 매입자, 건물주가 모두 도장을 찍어야 했다. 그래서 그 교회 목회자를 찾아가 이런 제의를 했다. “목사님, NPL에 동의해주시면 연체이자가 감면됩니다. 감면된 돈만큼 목사님 교회에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빈손으로 이 건물을 떠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 목사는 펄쩍펄쩍 뛰면서 반대했다. “경매당일 새벽에 하나님이 은행에 밀린 돈을 갚으라고 분명히 주실 것입니다.” “목사님, 그런 생각은 지나친 신비주의입니다. 지금까지 돈을 안 주셨다면 그 속에도 하나님의 뜻이 계실 것입니다.” “저는 끝까지 기도할 것입니다.”

결국 그 목사가 동의를 해주지 않아 NPL 체결이 불발됐고 경매가 진행됐다. 그 목회자는 결국 아무런 재정적 혜택도 받지 못하고 교회에서 퇴거하게 됐다.

우리 송도가나안교회도 문제였다. 아무 대책 없이 가진 돈 1억원만으로 56억원이나 되는 교회건물에 응찰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었다. 그날 교회 건물이 경매 나온 사실을 저녁기도회 때 광고했다. “여러분, 돈이 있든 없든 간에 우리가 응찰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그 교회건물을 사겠습니다.” “아멘!”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자신 있게 광고했다. 하나님께서 송도에 예배처소를 주신다고 분명히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희한한 일은 그다음 날 벌어졌다. “목사님, 은행지점장이라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은행지점장이라고? 약속도 잡지 않았는데.” 경기도 일산에 있는 모 은행지점장이라고 했다. “교회 건물을 새로 사신다고 말씀 들었습니다.” “네, 경매로 나온 교회 건물이 있어서 기도 중에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의 사정을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사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송도가나안교회 성도가 살고 계십니다. 그분은 엘리베이터에서 저를 만날 때마다 그렇게 송도가나안교회와 목사님 자랑을 합니다. ‘저렇게 목사님을 자랑하는 성도가 신앙생활 하는 교회라면 안전하게 돈을 빌려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상가교회이지만 대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담보가 없는데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은행지점장은 내 목회 스토리를 듣더니 춘천 가나안교회의 땅을 담보로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목사님, 춘천 땅 정도면 5억원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비록 떠났지만, 춘천 성도들은 여전히 든든한 중보기도자들이었다. 그렇게 4일 만에 5억6000만원을 만들어 입찰금으로 넣었다.

“경매물건 0000, 송도가나안교회 낙찰!” 이제 문제는 25일 안에 잔금 50억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만약 그 돈을 납부하지 못하면 입찰금은 고스란히 국고로 들어가게 돼 있었다. 나는 단 한 번도 이렇게 큰 금액을 만든 일이 없었다. 은행의 신용도는 고사하고 상가 개척교회라 은행에 갈 일도 없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송도의 비전을 품으라고 하셨다. 이번 낙찰은 하나님의 사인이다.’ 망하면 망하리라는 심정으로 전 교인이 합심해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놀랍게도 며칠 후 주채권 은행 관계자를 만났는데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목사님을 만나 목회 스토리를 들어보니 돈을 빌려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적극 협조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은행 2곳에서 자격도 안 되는 나와 송도가나안교회 성도들을 믿고 50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해 줬다. 무사히 잔금을 다 치렀다. 원래 건물을 쓰던 목회자가 퇴거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4000만원을 이사비에 쓰라고 건넸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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