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행함으로 보이는 믿음

국민일보

[오늘의 설교] 행함으로 보이는 믿음

야고보서 2장 26절

입력 2019-06-21 18:53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충남 서천 마량리는 어촌 마을입니다.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자연산 광어와 자연산 도미를 잡는 어획철입니다. 예전엔 경험 많은 어부들이 큰 수확을 얻곤 했지만, 지금은 장비와 운용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어군탐지기를 이용해 바다 밑 보이지 않는 물고기 떼의 이동을 파악하고 그 길목에 그물을 설치합니다.

그런데 어군탐지기로 길목을 지키더라도 내가 잡고자 한 광어나 도미 말고 다른 어종이 잡히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합니다. 다른 어종이 잡히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탐지기도 필요하지만, 어부로서 경험을 살려 광어나 도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믿음이 구원을 이루는 행함의 원동력이 되지 못하면 열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믿음 안에서 행함의 근거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마가복음 12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하셨고 둘째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또 예수님과 주의 일꾼들의 삶에서 행함의 모범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로마 시민권이 있으면 십자가형이 아니고 참수형을 했다고 합니다. 십자가형은 당시 식민지의 정치범, 반란군, 강도나 노예 같은 최하층 계급의 중죄인을 공개 처형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십자가형 자체가 수치와 모욕의 상징이었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죄인의 머리 위에는 이름과 죄목을 적은 ‘티툴루스(titulus)’를 붙이거나 목에 걸었습니다. 예수님의 티툴루스에는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조롱과 수치 속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뜻에 순종함이 어떤 것인지 행함으로 보여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이는 모든 인류의 구원과 희망을 가져온 사건이 됩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았던 헨리 G 아펜젤러와 내한 선교사들의 삶을 통해서도 행함의 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헬라어로는 ‘에이콘’이라고 하는데 형상과 닮음이란 뜻입니다.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의 형상 즉, 그리스도인의 닮은꼴을 이야기하면서 헬라어 에이콘을 인용합니다. 1세기 지중해 지역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자고 했습니다. 오직 성령을 통해서 말이지요.

아펜젤러 선교사에 이어 내한한 2400명 해외 선교사들의 삶도 주님을 닮아가는 삶이었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5년 4월 5일 부활 주일에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와 함께 이 땅을 밟아 17년 동안 한국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1902년 6월 11일 어청도 앞바다에서 순직했습니다. 암흑과도 같았던 조선 땅에서 오직 믿음으로 실천한 삶이 복음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내한한 선교사들의 헌신적 삶 속에서 예수님께서 친히 보여 주셨던 그 행함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믿음 안에서의 행함을 섬기는 교회를 통해 이루어 가야 할 줄로 믿습니다. 이러한 삶이 바로 에이콘 즉 주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믿음의 삶입니다.

평생 이런 삶을 살아오신 성도님들께 다시금 이 말씀을 전하는 것은 성도님들께서 경험하신 그 행함이 있는 믿음이 이런저런 세상적 이유로 뒤로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구원을 이루는 믿음의 행위임을 나타내시기를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군탐지기가 발달해도 평생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어부들의 경험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성도 여러분, 십자가를 감당하심으로 지키셨던 구원을 이루는 믿음의 실천은 그저 모양만 그럴듯한 신앙으로는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삶과 내한 선교사님의 삶을 보고 배우며 가장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이루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남광현 목사(서천 동백정교회)

◇동백정교회는 1980년 충남 서천 마량리에 세워졌습니다. 2012년 개관한 아펜젤러순직기념관을 지킵니다. 매년 3만명 이상 성도들에게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촌교회로서 지역 안에서의 복음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뜨겁게 기도합니다. 커피 교육과 나눔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합니다.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