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가 비어간다] ‘미달→지원 감소→교육 질 저하’ 고리부터 끊자

국민일보

[신학대가 비어간다] ‘미달→지원 감소→교육 질 저하’ 고리부터 끊자

<2> 통폐합 등 개혁으로 위기 넘어야

입력 2019-06-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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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 교수들은 신학대 위기를 이대로 방치하면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은 한 학생이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사당로 총신대에서 복도를 걷고 있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신학대 교수들은 신학대가 처해 있는 위기를 이대로 두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입생 미달과 교육수준 저하라는 악순환을 끊을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신학대 A교수는 24일 “위기 지수를 전체 10단계로 봤을 때 현재는 3~4단계 수준”이라며 “신학대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위험 요소가 도처에 널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가외변수까지 반영해야 신학대의 민낯을 볼 수 있다”면서 “교회학교 학생이 없는데도 신입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부터가 착각”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적지 않은 신학대들이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4년제 정규대학 인가를 받았다. 서울신학대(1971) 서울장신대(84) 루터대(86) 영남신학대(89) 대전신학대(93) 등이 대표적이다. 인가를 받기 위해 건물을 짓고 무리하게 교수를 뽑았다. 교세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 무렵 총신대나 장로회신학대처럼 60년대에 대학 인가를 받은 학교들도 신입생 정원을 늘리기 위해 학교 규모를 키웠다.

당시 한국교회는 ‘교세 확장’이란 든든한 반석 위에 서 있었다. 신학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주소는 모래 위와 다름없다. 더 이상 양적 성장에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신학대 개혁안들이 규모 축소나 대학 간 통폐합 등으로 귀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장 많은 신학대를 갖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앞서 개혁을 시도했다. 예장통합에는 7개 신학대가 있다. 예장통합 총회는 2003년 ‘하나의 신학대를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신학대학원만 하나로 통합하고 대학과 특수대학원은 기존 학교에 존치하자는 게 골자였다. 7개 신학대를 완전히 합치기 위한 1차 개혁안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대학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예장통합은 여전히 통폐합을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총회 정책기획기구개혁위원회가 총회 대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6%가 신학대 통폐합을 지지했다. 총회 신학교육부도 ‘하나의 신학대’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대학들이 기득권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장로회신학대 B교수는 “전국 신학대의 학부 과정을 기독교계 종합대와 합병한다거나 인접한 신학대부터 단계적으로 합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상적인 목표만 붙잡고 있어서는 신학대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다”고 우려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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