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국가권력의 인권 유린 축소·은폐 깊이 반성”

국민일보

문무일 총장 “국가권력의 인권 유린 축소·은폐 깊이 반성”

퇴임 한 달 앞두고 공식 사과

입력 2019-06-25 19:03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검찰의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다음달 24일 퇴임을 한 달 앞두고 검찰의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검찰이 과거사 문제 전반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문 총장은 25일 대검찰청 4층 검찰역사관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의 지적과 같이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내지 못했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가족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해선 “조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적·물적 증거를 다 조사했지만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사건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더욱 부끄러운 것은 과거 1, 2차 수사에서 검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재수사했지만 끝내 진상을 밝히지 못한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 ‘박근혜 청와대’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의혹이 남은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과거사위가 사과를 권고한 용산참사 등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개별 사건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내부 검토를 거쳐 사과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지난해 3월 고(故) 박종철씨의 아버지 박정기씨, 11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각각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 17일에는 민주화 운동 희생자의 유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찾아 사과했다.

검찰은 검찰역사관에 문 총장의 사과문을 전시하고 과거사위 활동 기록을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설치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100%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라며 “국민적 지탄, 비난,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더 나은 검찰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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