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치유 ‘100세 정원’ 개장… 치유환경 도입 국내 첫 사례

국민일보

치매 예방·치유 ‘100세 정원’ 개장… 치유환경 도입 국내 첫 사례

240m 산책로에 꽃·나무 가득… 서울시, 시흥동 복지관 내 조성

입력 2019-06-25 19:16
노부부가 25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100세정원’의 벤치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이날 문을 연 100세정원은 국내 최초의 치매예방 정원이다. 서울시 제공

치매 예방과 치유를 돕는 정원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노인의 신체적·사회적·정서적 상호자극을 통해 다양한 부위의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 인지건강과 건강수명 향상을 동시에 유도하는 정원인 ‘100세정원’을 25일 국내 처음으로 개소했다고 밝혔다.

100세정원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청담종합사회복지관 내 약 885㎡ 규모로 조성됐다. 24절기 산책로, 인지건강 맞춤형 운동기구, 원예치료교실, 감성충전 갤러리, 휴게·소통 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240m 길이의 산책로엔 24절기를 대표하는 꽃과 나무 100여종이 식재돼 시각 후각 촉각 등 오감을 자극한다. 산책로 곳곳엔 운동기구를 설치해 신체활동으로 인한 자극을 유도하도록 했다. 또 노인들이 직접 식물을 기를 수 있는 화단, 식물 가꾸기를 교육하는 원예치료 교실, 미술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등을 통해 정서적 자극을 준다. 소통·휴게 공간에선 다른 노인들과 소통하면서 사회적 교류를 촉진한다.

100세정원 조성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화로 인해 감각기능이 떨어진 어르신들에게 다중 감각을 통해 자극을 주고, 자연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며 동료들과 같이 모이게 해서 고독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00세정원은 ‘치유환경’ 개념을 도입한 국내 첫 사례다. 치유환경이란 치유를 목적으로 신체적·사회적·정서적 상호자극과 건강을 유도하는 공간이다. 노인의 신체적 기능과 인지기능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바깥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인지능력도 감퇴해 치매가 빨리 진행된다. 또 뇌가소성 이론에 따르면 노인의 뇌도 경험에 의해 새로 생성되고 활성화된다. 때문에 노인요양시설이나 병원 등 시설 입소를 늦추고 살던 동네에서 잔존능력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용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100세정원은 서울시가 노인인구와 치매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자치구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인지건강디자인 공모사업’에 선정돼 만들어졌다. 금천구 시흥동은 전체 인구 중 치매고위험군 노인인구 비율이 13%에 달한다. 그러나 안전하지 않은 보행환경, 근거리 운동시설의 부족, 감각을 자극할 환경의 부재, 휴식과 소통 공간 부재 등으로 노인들의 인지능력 개선에 열악한 조건이라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서성만 서울시 문화본부장 직무대행은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어르신이 20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일상 가까운 곳에서 체감하고 활용하는 인지건강디자인을 개발, 적용해 고령화를 대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정책을 확대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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