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스포츠재단 청산 돌입… 새 청산인, 직원에 31일 해고 통보

국민일보

[단독] K스포츠재단 청산 돌입… 새 청산인, 직원에 31일 해고 통보

재단 사무실도 내달 중 철거키로

입력 2019-07-03 04:04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K스포츠재단 건물의 정문 모습. 청산인이 바뀐 재단은 직원 해고를 시작으로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는 이 문패가 떼어져 있다. 뉴시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시발점’이 됐던 K스포츠재단이 직원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 재단은 2017년 3월 미르재단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설립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곧바로 청산된 미르재단과 달리 직원들이 최근까지 출근하고 있었다. 대기업들이 288억원을 출연한 이 재단에는 현재 229억원가량의 자산이 남아 있다.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2일 “새로 임명된 청산인이 직원들에게 이달 31일 해고를 예고 통지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던 재단 사무실은 다음 달 중 철거키로 결정됐다. 연말까지로 예정됐던 서울 중구·서대문구 장애인복지관에서의 장애인 체육 봉사활동은 중단됐다. 청산인인 임창기 변호사는 “채권 신고 등 청산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은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주문에 따라 대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해 2016년 1월 설립됐다. 출연금 288억원 가운데 남은 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9억원가량이다. 건물 관리비, 임금 등으로 재단의 자산은 줄어들고 있다. 다만 30억대 국세청 과세가 부당하다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자산총액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 다음 달이면 재단 자산 일부가 들어 있는 저축보험의 만기가 도래하기도 한다.

재단과 국세청 간의 소송은 K스포츠재단이 2016년 롯데그룹에서 받았다가 돌려준 70억원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다. 2017년 10월 강남세무서는 이 70억원을 ‘고유목적 외 사용’으로 보고 증여세 31억여원을 부과했다. 임 변호사는 “재단 법인에 들어왔다 나간 돈인데 증여세로 부과한 것은 타당성이 없다고 본다”며 “이달 중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박철우)가 K스포츠재단의 청산인 해임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4월 이 청구를 받아들이며 새 청산인으로 임 변호사를 임명했다. 법원과 검찰은 K스포츠재단에서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이 점점 줄어드는데도 제대로 된 청산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봤다. 검사가 민법에 따라 재단법인 청산인의 해임을 청구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소송에 비해 절차가 간략한 ‘비송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변론기일을 열어 주장을 청취했다.

K스포츠재단 직원들은 미르재단과 달리 해고 ‘위로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국정농단에 연루된 지 꿈에도 모르고 속아서 들어왔다”며 “허무하게 해고를 당하니 답답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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