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MCA ‘성경 독서모임’ 28년 만에 재개… “성경으로 돌아가 시대적 사명 찾자”

국민일보

서울YMCA ‘성경 독서모임’ 28년 만에 재개… “성경으로 돌아가 시대적 사명 찾자”

1902년 시작… 명맥 유지하다 1991년 중단

입력 2019-07-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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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가운데)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YMCA 별관 강의실에서 참석자들과 누가복음 4장 16~22절 말씀을 읽은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YMCA(서울Y) 별관 3층의 한 강의실에서 영국 그룹 다이어 스트레이트의 히트곡 ‘와이 워리(Why worry)’가 흘러나왔다. “쓰라린 눈물을 닦아 줄 테니 근심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발라드곡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 서울Y가 28년 만에 재개한 ‘성경 독서모임’에서다.

길잡이는 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였다. 이날 모임엔 11명이 참석했다. 이 교수는 “유명한 팝송도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데 성경에 담긴 위로와 사랑, 격려는 얼마나 클까 생각해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주님이 이 시대 우리에게 전하는 속삭임에 귀 기울이자”고 권했다. 모임의 주제도 ‘성경에 길을 묻다’다. 화려한 교수법이나 교재는 없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소통하는 게 전부다. 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Y에서 진행된다.

이날 본문은 누가복음 4장 16~22절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신다”는 내용이다. 공생애를 시작하며 고향 나사렛 주민들에게 사명을 선포하는 장면이다.

일곱 절의 짧은 본문이지만 참석자들은 15분에 걸쳐 읽었다. 성경 넘기는 소리가 조용한 공간을 갈랐다. 몇몇은 눈을 감고 묵상했다. 궁금한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수님의 데뷔설교를 읽은 느낌이 어떠셨나요?” 이 교수가 적막을 깼다.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졌다. “마지막 절에 나오는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라는 부분을 보면서 예수님의 말씀에 감동한 고향 주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그 부분이 마치 예수님을 무시한 행동 같이 느껴지는데요.” “단편적으로 보기보다는 우리 안에 있는 신앙의 이중성을 꼬집는 부분 같습니다. 설교를 들으면서도 의심하고, 은혜받고도 아무렇게나 사는 모습 말이죠.” 대화가 계속될수록 본문에 대한 이해는 깊어졌다.

서울Y 성경공부는 1902년 황성기독청년회 교육부장이던 월남 이상재 선생이 시작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다석 류영모 선생은 1928년부터 38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전통은 씨알 함석헌 선생이 이어받았다. 이후 몇 차례 인도자가 바뀌며 명맥이 유지되다 1991년 중단됐다.

성경 독서모임은 성경의 가르침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다. 주건일 서울Y 시민사회운동부 간사는 “기독교인들이 손가락질받는 이유는 성경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성경으로 돌아가 기독교인들이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찾기 위한 모임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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