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부자’ 향한 열망의 종착점은 어디인가

국민일보

‘거룩한 부자’ 향한 열망의 종착점은 어디인가

왕의 재정 2/김미진 지음·홍성건 감수/NCMN·규장

입력 2019-07-0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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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재정 2’는 발간 전부터 기독교 서점가를 들썩이게 했다. 예약 구매가 줄을 이었고 발매 한 달 만에 1만부 넘게 판매됐다. 5년 전인 2014년 6월 출간됐던 ‘왕의 재정’ 첫 번째 책을 찾는 이들도 함께 늘었다. ‘왕의 재정’ 관련 유튜브 강의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1억이 넘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만큼, 이 책의 내용과 주장을 비판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왕의 재정’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책의 저자는 NCMN ‘왕의 재정학교’ 훈련책임자인 김미진(사진) 간사다. 김 간사는 대형 안경원 등 여러 사업을 하다 속된 말로 ‘쫄딱 망했다’. 50억원으로 불어난 빚을 갚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던 그는 제주도 열방대학에서 홍성건 목사의 ‘성경적 재정원칙’ 강의를 들으면서 돈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 눈을 떴다.

그는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은 돈(맘몬)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며 “하나님이 보시기에 재물에 대한 태도가 옳은 사람이 되면 그분의 재물을 움직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밥과 김치만 먹으며 돈을 아껴 수시로 빚을 갚고, 처분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던 건물 등 남은 재산을 처분해 빚을 모두 갚았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담은 것이 5년 전 펴낸 첫 번째 책이었다.


5년 동안 그는 ‘왕의 재정학교’에서 강의하며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그가 주장하는 성부론(聖富論)과 속부론(俗富論), 성경적 훈련 방법을 통해 빚을 갚았다고 고백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왕의 재정 2’이다.

최근 NCMN 사무실에서 만난 김 간사는 “두꺼운 책 15권 분량의 간증이 모였고 책에 실은 내용보다 더 역동적인 간증들도 많았다”며 “책에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데이터를 제출할 수 있는 것만 추려서 실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이번 책 역시 홍 목사가 감수를 맡았다. 홍 목사는 예수전도단 대표를 지냈고 2012년부터 NCMN을 설립해 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그동안 적잖은 사람들이 왕의 재정학교 훈련을 거쳐 갔다. 그는 “기수마다 500명, 학생 350명과 간사 150명을 모집하는데 인터넷 접수 메뉴를 오픈하면 보통 1분 20초 만에 마감된다”며 “개인, 사업체, 가정, 기업, 심지어 교회까지 빚진 고통 때문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당장 빚을 갚아야 하는 사람부터, 빚은 없지만 돈을 잘 벌어서 잘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찾아오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성도가 1만명인 대형교회의 목사부터 소위 ‘보살’로 불리는 무속인들도 찾는다. 직업군도 교수 판·검사 고위공무원부터 청소노동자, 전업주부 등 다양하다. 그중엔 빚 갚기에 성공했다는 간증자도 있지만, 오히려 빚이 더 늘었다거나 달라진 게 없다는 이들도 있다.

김 간사도 “학교에 왔지만 수료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며 “순종할 때 직접 하나님을 경험하는 간증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청부론(淸富論)을 둘러싼 논란이 시대마다 끊이지 않았다. 김 간사가 말하는 세상의 부자인 속부(俗富)와 달리 하나님이 만들어가는 거룩한 부자인 성부(聖富)가 되자는 주장 역시 청부론의 약점과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간사는 “성경에서 말하는 복은 어느 한 사람이 부를 많이 갖게 되는 게 아니다”라며 “왕의 재정학교는 내가 복을 받아 내 주변에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할 때 오병이어의 기적, 나누는 삶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지 부자 되는 것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잠시 빚 갚기에 성공했다가 다시 넘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 간사는 “매일 성경을 10장씩 읽고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 안에 거하며, 넘치도록 가졌는데도 쓰지 않고 재화를 쌓아놓는 세상 문화 속에서 온전히 내가 가진 것에 자족하는 삶을 살 때 성부의 삶이 유지될 수 있다”며 “말씀 안에 머물지 못하고 더 좋은 집을 탐한다면 저 김미진도 타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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