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사역 25년 ‘고백과 회개’ 믿음의 길로 인도

국민일보

재소자 사역 25년 ‘고백과 회개’ 믿음의 길로 인도

교정선교회 김영석 목사

입력 2019-07-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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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목사가 8일 경기도 의왕 으뜸사랑교회에서 무슬림 수감자가 쓴 성경 필사 노트를 들고 서 있다. 뒤쪽 벽에는 무기징역수가 그린 예수 초상이 걸려 있다.

1990년대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던 지존파 살인 사건. 사형을 앞둔 일당 여섯 명 중 두 명은 사형 전 세례를 받았다. 20대 청년이었던 이들은 죽기 전 성경책을 어머니에게 전해주는가 하면 영치금 70여만원을 좋은 일에 써 달라며 맡기기도 했다. 죽음에 앞서 무릎 꿇고 감사기도를 하는 이도 있었다. 큰 죄를 지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경기도 의왕 으뜸사랑교회에서 8일 만난 한국교정선교회 이사 김영석(62) 목사는 지존파 일당 등 숱한 사형수와 무기수들에게 세례를 줬다. 김 목사가 교정선교에 헌신한 계기는 어릴 적 선생님의 권유로 사형수에게 편지를 쓴 일이었다. 6개월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정이 들었는데 ‘사망’이라는 빨간 글씨와 함께 편지가 반송됐다.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1978년 은행원이 돼서도 그 기억이 잊히지 않자 틈틈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3년 후 교도관이 됐다. 하지만 생각만큼 선교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성경 내용을 묻는 사형수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94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과 경기도의 교도소였다. 그가 주로 사역했던 서울구치소는 언론에 등장하는 흉악범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그곳에서 쳐다보기도 겁나는 범죄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자 한 무슬림 범죄자는 성경 전체를 필사하고 기독교로 개종했고 다른 범죄자는 마른오징어 꼬챙이로 비누를 다듬어 예수상을 만들었다.

범죄자 한 명을 수용하는 데 국가가 들이는 돈은 연 2000만원이 넘는다. 날이 덥다며 수돗물을 계속 틀어놓는 등 반성 없는 삶을 사는 이들도 있다. 출소 후 돌아갈 곳이 없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이도 많다.

하지만 신앙은 이들을 변화시켰다. 사형장으로 향하는 3분, 미결수로 형 집행을 기다리며 복음을 접한 이들은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외치며 회개부터 했다. 기독교 신앙은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김 목사는 수감자들에게 성경과 신학을 가르친다. 통신 신학 과정을 밟는 수감자도 여럿 있다. 25년째 그치지 않고 교회 예산 3분의 1 이상을 써가며 품을 들인다. 김 목사는 “옥중에 갇힌 이들이야말로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는 말씀 속에 나오는 작은 자들”이라며 “이들이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고 회개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기에 교정 사역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의왕=글·사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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