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면접·서류심사… 대기업 “효율적” 수시채용엔 “글쎄”

국민일보

AI가 면접·서류심사… 대기업 “효율적” 수시채용엔 “글쎄”

지원자 수천여명 몰리는 은행 등 공채엔 적용 가능… 벤처기업에선 도입 난색

입력 2019-07-14 18:25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AI(인공지능)가 기업 채용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AI채용은 크게 ‘자기소개서 분석’과 ‘AI면접’으로 나뉜다. AI면접은 아직까지 ‘기계에게 평가받는 거부감’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 반면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는 효율성 덕분에 주목 받는다. 사람이 자기소개서 1개를 보는데 평균 10~15분이 소요되는 반면 AI의 분석 시간은 7~10초다. 자기소개서 1만장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시간이면 충분하고, 표절 문제도 단박에 판독할 수 있다. 이런 효율성을 고려해 롯데나 CJ, SK C&C 등 대기업들이 서류전형에서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각각의 채용담당자는 보는 시각도 다르고 뒤로 갈수록 대충 보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AI분석은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AI 자소서 분석 서비스가 채용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사실이 검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폭발적인 트렌드는 되지 못하고 있다. 채용 시장의 주류를 담당하던 공채가 점차 사라지고 수시 및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는 채용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AI 채용 시스템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처리능력은 데이터 학습에서 온다. 많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킬수록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AI채용에서 ‘많은 데이터’란 같은 양식으로 제출된 수많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다. AI자소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 관계자는 “기업에서 생각하는 잘 쓴 자소서들로 기계가 훈련을 받고, 자소서를 평가한 후 그 근거까지 함께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설정된 기준이 아니라 그 회사만의 평가모델로 학습을 시킨다”고 말했다.

즉, AI채용에 가장 적합한 대상은 대기업이나 은행처럼 ‘신입사원 공채’ 제도에 수천명이 지원할 정도로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수시 경력직 채용에선 지원자 규모가 작다보니 AI 자기소개서 분석 솔루션을 적용할만한 ‘데이터’가 모이지 않아 오히려 사람이 직접 검토하는게 빠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에서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만큼, 추후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 전형은 앞으로 더욱 축소될 수 있다. 최근 일자리 금광으로 꼽히는 벤처기업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 해 400~500명 정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해도 대부분 수시 경력직을 채용하다보니 한 번에 수천~수만 건의 자기소개서가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AI채용 도입을 고려해 사전테스트를 진행해봤는데 경력직 채용을 위주로 실시하다보니 아직까진 비용대비 효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 더 기술이 보완되거나 발전한다면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이미 검증받은 AI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보다 향후엔 AI 면접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직자를 특별히 회사로 부르지 않아도 되고, 예전보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면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비인간적’이라는 거부감을 극복한다면 더 확실한 니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AI 자소서 분석이든 AI면접이든 결국 기계 자체가 사람을 선발하기보다는 인사담당자들이 참고하는 정도로만 쓰이게 된다”며 “AI면접은 면접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면접을 볼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지금의 AI자소서 분석처럼 공정성이나 신뢰가 확보된다면 AI면접 시스템 니즈는 보다 확실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안나 쿠키뉴스 기자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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