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KAI 사천공장 “2030년까지 세계 항공우주산업 톱5 도약”

국민일보

[임중권의 현장을 가다] KAI 사천공장 “2030년까지 세계 항공우주산업 톱5 도약”

입력 2019-07-14 18:27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천 본사 전경.

경상남도 사천은 과거부터 호국(護國)의 도시로 그 위명(威名)을 떨쳤다. 이순신 장군이 기지로 활용한 대방진굴항, 만해 한용운과 항일 투사들이 독립운동을 도모한 도솔사 등 영웅의 고장이다. 호국의 고장인 사천은 한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둥지를 튼 도시다.

한국전쟁 69주년인 지난 6월25일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 KAI 사천공장을 찾았다. 서울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의 KAI 사천 본사에 도착하자 약 105만㎡(32만평) 부지에 펼쳐진 항공기·조립·부품·도장 등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이곳에서 약 49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산업 특성상 보여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도 뒤따랐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와 ▲T-50 고등훈련기와 KUH-1 수리온 헬기가 최종 조립되는 항공기동 ▲항공기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부품동 ▲‘스마트팩토리’로 항공기 주익(비행기 동체의 좌우 날개)을 생산하는 A350동을 둘러봤다.

먼저 방문한 항공기동에서는 태국 공군에 인도될 T-50TH 항공기와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 제작이 한창이었다. T-50 항공기는 한국을 세계 6번째 초음속항공기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한 방산 효자라는 게 김철희 KAI 고정익생산기술팀 부장의 설명이다. 항공동에서 눈길을 끈 것은 한국형 전투기 프로젝트 ‘KF-X’ 생산시설 마련을 위해 일부 라인이 비워진 모습이었다. 빈 공간에서는 노후한 국내 전투기를 대체할 KF-X 생산설비가 올해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마련될 설비에서 태동할 KF-X를 통해 우리 영공방어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어 부품동에 들어섰다. 기존 소재보다 튼튼하면서도 경량화를 통해 비행기를 멀리 나아가게 할 수 있는 ‘복합소재’(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가 생산되고 있다. 복합소재는 탄소섬유에 레진(Resin·수지)을 적층시킨 후 여러 공정을 거치면 CFRP로 완성된다. 현장에서 만난 배병환 기체생산기술2팀 차장은 “높은 가격부터 공정·설계·해석·리드 타임(생산 기간)까지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복합소재는 품질 유지를 위해 클린룸에서 생산됐다. 클린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염방지를 위해 흰색 가운과 모자와 덧신 등의 착용이 필수다. 클린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CFRP 생산을 위해 필요한 레진을 탄소섬유 몰드(틀)에 여러 겹으로 적층하고 있는 자동적층장비의 모습이다. 장비는 약 300장 정도의 자재를 각 항공기에 들어가는 복합소재의 설계도면에 알맞게 자동 적층한다. 이렇게 적층된 몰드는 거대한 오븐과 같이 생긴 오토클레이브(autoclave)에 구워 지면(경화) 전투기와 헬기에 쓰이는 CFRP로 탈바꿈한다. 생산된 CFRP는 기존 비행기의 소재인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가볍고, 파손을 제외하고는 영구적인 소재다.

배병환 차장은 “과거 비행기에는 복합소재가 5~10%를 차지했다”며 “최근에는 비행기 1대에 복합소재가 50%까지 차지한다. 이는 튼튼하면서도 가볍기에 비행기에는 최적의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A350 윙립(주익에 들어가는 갈비뼈 역할을 하는 구조물)제작 공장도 눈여겨 볼만했다. 공장은 3~4톤짜리 알루미늄과 리튬의 합금 덩어리를 다이아몬드 깎듯이 깎아내 약 80kg가 남을 때까지 절삭해 윙립을 완성한다. 가장 큰 특징은 과거에 대부분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방식에서 제조기술(물류자동화)과 운영기술을 융합하는 완전 자동화가 이뤄진 ‘스마트팩토리’라는 점이다.

특히 무인으로 운전되는 물류장치(RGV, LGV)를 통해 각 9대의 고속기계가공장비(3만 rpm)에서 제품 가공이 완료되기 직전에 미리 계산해 다음번 작업할 부품을 갖다 놓는 분산·자율제어 방식으로 대기·낭비 시간을 줄이는 공정 최적화도 이뤄냈다. 이렇게 KAI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되는 A350의 윙립은 매월 660개에 달한다.

김덕현 기체생산기술1팀 부장은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 이후 공정불량률은 제로, 생산성은 더욱 혁신됐다”며 “이 공장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AI가 접목된 고도화된 공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기 첨단화를 위한 경량화 소재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KAI 직원들은 ‘국내 최고의 항공 우주기업’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KAI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2030년 세계 5위 항공우주 체계 종합업체”라고 자신에 찬 답을 내놨다. 또 “현재 국내 항공 산업은 제조·정비의 경우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KAI 구성원들의 노력을 통해 한국을 항공우주 강국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한국 제조업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KAI가 제조·정비 사업에 많은 일감을 만들어내 제조업 재도약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쿠키뉴스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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