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의 전략물자 관리 허점 흘리기는 꼼수다

국민일보

[사설] 日의 전략물자 관리 허점 흘리기는 꼼수다

입력 2019-07-12 04:03
노가미 고타로 일본 관방부 부장관이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략물자 밀수출에 대한) 적절한 유지 관리가 행해지지 않았다는 걱정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밀수출된 사안이 4년간 156건으로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이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 정책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느냐고 후지TV가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다.

후지TV는 “북한이 김정남씨를 암살할 때 사용된 신경제 VX의 원료가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됐고,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 대상인 불화수소도 밀수출됐다”면서 “한국의 수출관리 체제에 의문부호가 붙는 실태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노가미 부장관의 발언은 최근 일본 정부에서 잇따라 흘리고 있는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관리 허점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이는 지난 5월 이미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현황은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가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무허가 전략무기 수출 적발 현황은 미국은 물론 일본 정부도 공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확인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의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6~2003년 불화수소산 등 30건이 넘는 전략물자가 북한에 밀수출됐다가 적발됐다.

노가미 부장관이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게 옳다. 몰랐다면 한국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고 양국 갈등을 증폭시키는 발언은 자제하는 게 정부 부대변인으로서 마땅한 태도다.

일본 정부가 최근 보이는 일련의 행태는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가 정치외교적 갈등을 경제 보복으로 확전시켰다는 국내외의 따가운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그러나 꼼수는 꼼수일 뿐이다. 합리적이고 정당한 주장만이 국제사회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만에 하나 일본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즉각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과 협의할 일이지, 눙쳤다가 무역 보복을 할 사안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미궁으로 빠져들지 말고 대도를 걸어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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