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시장은 눈치싸움

국민일보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시장은 눈치싸움

김현미 장관 ‘상한제’ 공언 후 단기적 가격억제엔 효과있지만 공급 위축·로또분양 등 우려도

입력 2019-07-11 22:54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언한 후 시장에는 상승세가 이어지기 힘들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추가 규제의 단기적 가격억제 효과를 긍정하면서도 분양가 상한제 확대 도입으로 인한 공급 위축과 ‘로또분양’ 등 중장기적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감정원 측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규제 가능성에 따른 재건축 사업 진행 불투명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일부 인기 재건축 및 신축 매수세로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0.05%) 서초구(+0.03%) 송파구(+0.03%) 등 강남권은 인기 재건축 및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고, 강북 지역도 용산구(+0.02%) 성동구(+0.01%) 등 대다수 지역이 약보합세 이상을 유지했다. 그간 대규모 공급물량 때문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겪어왔던 강동구(-0.04→0.00%)조차 보합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정부 역시 집값 반등세에 대한 부담으로 신속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에 향후 시장 동향은 추가 규제격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도입 시기 및 방식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필요한 지역에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시세 반등의 진원지인 강남권, 더불어 후분양을 통해 고분양가 통제를 회피하려는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타깃이라는 의미다.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후분양까지 분양가 승인이 의무화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지금보다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강남권 재건축을 기준으로 분양가가 20~30%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택 공급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고, 조합 입장에서도 자기부담금이 증가하기 때문에 재건축 추진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내 주요 지역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고분양가를 막을 수 있고 이에 낮은 가격의 혜택을 받는 이들도 나오게 될 것이지만 인근 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로또분양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수익률이 떨어지면 업체가 공급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 가격이 안정된 후에 민간 분양가 상한을 폐지한다 해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다시 오르는 악순환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주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지금 당장은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공급이 줄고 낮은 분양가에 대한 기대가 광범위하게 퍼지면 수요자들은 기다리게 되고, 결국 로또분양 광풍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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