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기후 위기 앞에 선 기독교인

국민일보

[시온의 소리] 기후 위기 앞에 선 기독교인

입력 2019-07-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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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혼란하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보다 기후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11년 내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195개국이 자발적으로 감축하겠다고 한 목표만으로도 지구 평균 기온은 금세기 말 최소한 3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의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재난을 감안한다면 상황은 더 급박하다.

북극의 영구 동토층은 예상보다 70년이나 빨리 녹고 있다. 폭염과 폭우, 홍수와 태풍, 가뭄과 산불, 기온 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 각종 자연재해도 전 지구적이고 상시적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오고 있다. 우리 삶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사상 최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48명이 사망했다. 이대로라면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의 정책보고서대로 앞으로 30년 후에는 인류 문명이 기후변화로 파멸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만 있지 않다. 상황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응답하지 않는 우리가 문제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구 생명들의 신음이 귓전을 때리지만 모르쇠로 일관한다. 지금의 풍요와 편리함에서 벗어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이미 누려야 할 것 이상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에게 허용된 탄소배출허용총량(탄소 예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리는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서둘러 지금 상황과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회개하고 동시에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기후 위기로 신음하는 생명의 신음에 귀 기울이고 이에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후 위기로 신음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는 생명체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걸고 이에 반응해보자. 우리의 반응 결과가 영국의 기후운동단체 ‘멸종 저항’이나 독일의 ‘토지의 종말’이 펼치는 운동처럼 나타날지, 아니면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와 더불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하는 정부나 기업, 언론을 향한 즉각적이고 효력 있는 기후 파업이나 기후 소송 등의 형태가 될지 궁금하다.

무엇이 됐든 지금의 기후 위기에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하되 고요히 하나님의 창조 안에 머물러 그의 현존을 느끼는 가운데 답을 찾길 소망한다. 그 가운데 우리는 우리만의 기후 행동을 힘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자주 하나님의 창조 안에 머물러 보자. 그리고 교회 안에 소모임을 만들어 ‘지금 우리의 모습’과 ‘앞으로 30년 후’를 상상하며 자신이 바라는 일상을 그려보자. 기후 위기의 원인인 온실가스가 현재 연간 7억t이 배출되고 있으니 우리와 지구는 물론 후손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함께 그려보자. 그리고 거기서부터 기후 위기를 넘어서는 행동을 시작해보자.

만약 교회의 지원 가운데 소비와 생산, 폐기 과정에 나오는 탄소를 줄이는 ‘탄소 금식’ 등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햇빛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며 지역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일. 또 플라스틱과 종이 등의 과대 포장을 거부하고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을 벗 삼아 기후 약자는 물론 ‘기후 정의’를 위해 애쓰는 이들을 위해 중보하는 일…. 이렇게 우리가 실천하며 기도할 때 각 나라도 더불어 책임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이행 계획을 약속하고 구현하리라 믿는다.

거대한 재앙인 기후 위기 앞에서 실천하는 한 개인의 애씀이 어리석고 무모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머잖은 미래에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리게 되리라 믿는다. 그날을 위해 매일매일 창조를 묵상하며 기도하고 살리는 삶을 살자.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약력=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기독교윤리학 석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 및 에너지정책위원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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