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도 3년 “이제 올라오지 말라” 음성… 다리 회복 ‘기적’

국민일보

산기도 3년 “이제 올라오지 말라” 음성… 다리 회복 ‘기적’

홍예숙 사모의 성경적 신유의 은혜 <3>

입력 2019-07-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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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숙 서울 대망교회 사모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교회에서 열린 금요치유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1977년부터 산기도를 다녔다. 평지에서도 잘 걷지 못하는 다리로 정상인도 오르기 힘든 대구 주암산 산꼭대기를 올라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사람은 2시간 반 걸리는 거리를 나는 4시간 반이 걸려 기다시피 올라갔다.

꿇어앉아 기도하려고 하면 소변이 너무 마려웠다. 그 바람에 기도줄이 잡히지 않았다. 산꼭대기에서 자꾸 일어나니까 낭떠러지로 떨어질까 봐 겁이 나고 짜증도 났다. 참을 때까지 참아 보자 하는 마음에 찬양을 열심히 부르고 몸부림을 치며 기도했다.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 버리기도 했다.

행여나 남이 볼까 싶어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어린 마음에 마르면 내려가야지 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다가 또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가 없어서 또 눠 버렸다. 이러기를 세 번 정도 반복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장애를 지녔다는 게 서러웠다. 한참을 소리 내서 울고 또 울었다. 그러다 보니 밤이 돼버렸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나 혼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때 얼마나 애절하게 하나님을 찾았는지 모른다. “무서워요, 하나님!” 고함을 쳤다. 하나님밖에 나를 도와주실 분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간이었다. 어두움이 무섭고 두려웠기에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미친 듯이 반복했다. 얼마가 지났을까 마음에 평안함이 밀려오며 입에서 찬양이 튀어나왔다. 머리 위에 펼쳐진 밤하늘은 너무 아름다웠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하나님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이런저런 찬양을 하고 방언으로 기도하는 동안 몇 날이 지났지만 눈 뜨면 밤이고 눈 뜨면 밤이어서 내게는 매번 같은 시간이라는 느낌이었다.

내가 기도한 주암산에는 금요일 밤이면 대구와 인근 지역에서 기도하는 분들이 많이 올라왔다. 이들은 금요일 밤에 올라와 토요일 아침이 되면 내려갔다. 시계가 없고 달력이 없어도 그분들을 보면 일주일을 알 수 있었다. 금요일 밤이면 기도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주여!”라고 외치면 내 주님은 잠시 옆집에 놀러 가신 것 같았다.

매번 토요일에 내려와 주일까지 기도원에 있으면서 죽도 먹고 밥도 먹고 기도원 텃밭에 있는 무도 뽑아 먹었다. 토요일 한 끼를 먹고 주일엔 온전히 세 끼를 먹은 다음 다시 월요일에 산에 올라가면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다.

그렇지만 먹는 것보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이 너무너무 좋았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올라갔다. 사람들은 내가 미끄러져 죽는다고 막았다. 하지만 또 올라갔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나의 살 길이요, 할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겨울에 기도하다 보면 덮어쓴 비닐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눈은 어깨에 수북이 쌓였다.

아무도 올라올 수 없는 추운 산에서 나와 하나님과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 어느덧 나는 산을 지키며 기도하는 아이로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어떤 분은 물도 갖다 놓고 가고, 어떤 분은 기도제목도 살짝 던져놓고 갔다.

산에서 기도하다 보니 어린이 복음성가에 나오는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도 함께 뒹구는’의 상황을 인식하게 됐다.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의 체험이었다. 어느 날 태풍이 몰아쳤다. 유난히 바람도 세차게 불고 비도 많이 왔다. 천둥소리도 컸다. 그러자 기도굴로 짐승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상하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짐승들과 같이 떨며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이 고요해지자 짐승들도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내 입에서 찬양이 튀어나왔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 내려오네…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없는 자.” 살았다는 느낌과 함께 눈물이 흘렀다. 내 눈에 눈물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이 체험을 통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이 만드신 작품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산기도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13살 때 일이었다. 하나님의 음성이 세차게 들려왔다. “이제 올라오지 말아라!” “예” 대답하고 내려왔다. 그러나 또 올라가고 말았다. 몇 주가 지났다. 겨울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 산기도를 하고 하산하다 그만 굴러서 정신을 잃고 만 것이었다. 나를 구해 주신 분은 대구 동산병원 원장님이셨다. 원장님은 본인의 실수가 아니었지만 잘못된 수술로 책임지고 일을 수습하려고 기도원에 왔다가 나를 발견한 것이었다.

다리가 동상에 걸려 썩어 가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무균실에서 고름을 닦아내고 또 닦아냈다. 그 한 달 기간은 육신적으로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고름이 빠져나가고 원래 살의 색깔이 돌아왔다. 기적적으로 다리가 회복됐다.

처음에 원장님은 내 다리를 자르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르지 마라. 내가 도우리라”고 하는 마음을 불일 듯 주셨다고 한다. 그때부터 산에는 갈 수 없었고 기도원 집회에만 참석했다. 산에서 기도한 감각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보다 강하게 기도할 수 있었다.

홍예숙 사모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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