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사이 매출 30% 뚝… 소호 상인들도 ‘불매운동’ 유탄

국민일보

잠깐 사이 매출 30% 뚝… 소호 상인들도 ‘불매운동’ 유탄

황동명 지원센터 대표 어려움 토로

입력 2019-07-22 04:04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인 쇼핑지역인 신사이바시 상점가의 지난 12일 모습. 최근 이곳을 방문한 황동명 소호무역창업지원센터 대표는 평소와 달리 한국인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황동명 대표 제공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소호 무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호 무역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해외에서 사들인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 도매 판매하거나 블로그 등을 활용해 소매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새 판로를 찾는 모습도 감지됐다.

21일 일본을 오가며 생활 잡화를 사고파는 소호 무역상들에 따르면 이들이 다루는 일부 품목의 경우 최근 들어 매출이 줄었다. 일본 소호 무역상들은 초콜릿, 과자, 라면, 의류 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생활의약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이 상품들은 직접적인 불매운동이 아닌 상품도 많지만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판매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특히 일본 식품을 현지에서 구매 대행하는 소호 무역상들은 매출이 30%가량 줄었다. 황동명 소호무역창업지원센터 대표는 “식품, 건강보조 식품 등 누가 봐도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소호 무역업자들이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며 “수년간 거래처에 공들였기 때문에 당장 상품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황 대표는 반일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그는 13년간 200여 차례 일본을 드나들었지만, 오사카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이번만큼 줄어든 적은 없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출장 중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는 항상 여행객으로 북적였던 간사이공항의 한산한 모습이 담겨있다. 선박 여행객들이 오가는 관문인 오사카 항구 터미널도 텅 비어 있었다.

무인양품, 유니클로 등 국내에서도 불매운동 대상이 된 제품을 취급하는 상인들은 더 큰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한국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모델들을 사서 온라인 쇼핑몰에 도매형식으로 판매하거나 블로그 등에서 소매로 판매했다. 그런데 무인양품 등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면서 소호 무역상들도 덩달아 판로가 막혔다.

소호 무역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다. 일본 제품 1000만원어치를 들여오면 세금과 경비, 체류비 등에 쓰고 남는 돈이 150~200만원 선이다. 그런데 매출이 더 하락하면 일본 제품을 들여올 이유가 없어진다. 임동근 일본창업연구소 소장은 “소호 무역상들이 취급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소호 무역 소비자들은 젊어서 이런 이슈에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과거 동일본대지진과 일본 내 혐한 분위기 등으로 숱하게 위기를 겪었던 소호 무역상들은 복잡한 심경이다. 황 대표는 “소호 무역자들도 불매운동을 지지한다. 타 국가 물품으로 사업 아이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도 “하루빨리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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