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기출문제 비해 어려웠다” 수험생들 당황

국민일보

“영어, 기출문제 비해 어려웠다” 수험생들 당황

올해 군종목사 선발 시험 이모저모

입력 2019-07-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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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목사들이 지난 6월 충북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임관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감리교 군선교회 제공

“국어 문제 중 구조주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의 개념을 설명하는 지문이 조금 까다로웠습니다.”(총신대 A씨) “다른 과목은 기출문제 수준이었는데 영어가 어려웠습니다. 적잖은 수험생이 당황했다고 하네요.”(장로회신학대 B씨)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용산공업고에서 열린 군종사관후보생 필기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기출문제보다 난이도가 높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기다리고 있던 지도교수 등 학교 관계자들과 답을 맞춰보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국방부는 시험 직후 ‘군종사관후보생 선발’ 홈페이지에 가답안을 올렸다. 이날 필기시험은 군종 목사와 군종 승려 선발을 위한 것이었다. 국방부는 군종사관 수급에 맞춰 필기시험을 치른다. 군종 목사는 어떻게 선발될까.

시험문제 출제와 정원 조정 등은 국방부가 담당한다. 국어 국사 윤리 사회 영어 다섯 과목에 각 25문제가 출제된다. 시험 문제는 육·해·공군사관학교 교수들이 출제한다. 출제 위원으로 선발된 교수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한 뒤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합숙하며 문제를 낸다. 위원들은 시험이 끝나야 귀가할 수 있다.

국방부는 올해 26명의 군종 목사를 선발한다. 10개 교단 27개 신학대 2학년 남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다. 올해 입시 경쟁률은 4대 1이었다. 합격자 발표는 다음 달 2일이다.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시험 인성검사 신체검사 신원조사를 진행한다. 2015년부터 임관한 여성 군목은 별도 전형으로 선발한다.

국방부 공보관실 관계자는 22일 “기독교와 불교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고 천주교의 경우 군 사제를 선발해 파송한다”면서 “군종사관후보생 시험은 국방부가 시행하는 여러 시험 중 하나로 엄정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각 대학 군목 입시반에서 시험을 준비한다. 대학들은 군목 출신 교수를 배정해 수험생들을 관리한다. 학교마다 선배들이 만든 ‘족보’를 갖고 공부한다. 족보는 매년 군종사관후보생 필기시험 문제를 모아 만든 기출 문제집이다.

최종 합격한 후보생 관리는 각 교단 군선교부가 맡는다. 올해 합격한 후보생들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는 2025년, 목사안수를 받고 군목으로 임관한다. 군선교부는 이들이 학업을 마치고 안수를 받아 임관할 때까지 전체 과정을 꼼꼼히 챙긴다.

군종사관후보생 시험에 대한 관심은 매년 커지고 있다. 장교와 목사 신분을 동시에 가지면서 군선교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첫 군목은 해군에서 배출됐다. 1948년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은 이화여고 교목이던 정달빈 목사를 군목으로 초빙했다. 정 목사는 비공식 군목 1호로 기록됐다.

우리나라 군종 제도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이승만 대통령의 명령으로 시행됐다. 당시 28명의 육군 군목 1기가 임관했고 52년 5월엔 국방부 군종실이 설치됐다. 군목이 현역장교의 지위를 얻은 건 54년 12월부터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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