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베의 평화헌법 개정 맞서 한국 그리스도인이 힘 보태줬으면”

국민일보

[인터뷰] “아베의 평화헌법 개정 맞서 한국 그리스도인이 힘 보태줬으면”

일본 개신교 대표하는 NCCJ 총간사 김성제 목사

입력 2019-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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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총간사 김성제 목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로 촉발된 갈등의 근원은 이것입니다. 1945년 종전 이후 74년간 일본 정부는 식민 통치와 전쟁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된 청산 작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서만 전쟁에서 졌다고 생각해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한국 북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해서는 책임 의식이 없습니다. 식민 지배를 사죄하지 않는 모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결과입니다. 일본 사회 안에서도 기독교인이 먼저 전쟁 책임을 인정하고 식민 통치에 대한 사죄의 신앙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총간사인 김성제(66) 목사는 ‘자이니치(在日)’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로 재일대한기독교회 총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재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3년 임기의 NCCJ 총간사에 선출됐다. NCCJ는 일본 내 최대 교단인 일본기독교단을 비롯해 성공회 루터교 침례교 YMCA YWCA 등 30여 교단과 단체가 회원인 에큐메니컬 기구다. 국민일보는 지난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반나절 틈을 내 입국한 김 목사를 인터뷰했다.

김 목사는 “일본 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아베 정부에 맞서 일본을 보다 민주화하기 위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개헌 이슈를 통해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극우 세력 발호를 돕는 아베 정부로 인해 일본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봤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1946년 11월 공포됐으며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군대 보유를 금지하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 아베 정부는 한반도 정정 불안을 이유로 이 조항을 지속적으로 바꾸려 했으며,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에선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수 3분의 2에 육박하는 승리를 거뒀다.

한·일 경제 갈등의 기저에는 일본 재벌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신일본제철 등의 조선인 강제동원 미지급 임금 문제가 있다. 1965년 박정희정부 시절 한·일 조약으로 배상이 이뤄졌다는 게 일본 측 주장이다. 김 목사는 “냉전체제 군사독재 시절 맺어진 조약으로 인해 위안부 학도병 강제동원 등의 언급이 미흡했고 일본교회 안에서도 이에 대한 교육활동이 충분치 못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가 한국의 민주화 시대였다면 이제는 일본의 민주화 시대입니다. 전쟁을 포기한 헌법 9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막무가내인 아베 정권을 막기 위한 민주화 운동이 필요합니다. 한국 시민사회의 촛불을 본받아야 합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었고 일본 도쿄 YMCA 강당에서 한인 유학생들이 주도한 2·8독립선언 100주년이었습니다. 여름철 한·일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 모임이 서울과 도쿄에서 이어지길 바랍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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