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크리스천 하나돼 평화의 길 찾기 온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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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 점 잇기 <6>] 한·일 기독교계의 화해 노력

입력 2019-07-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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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오른쪽 세 번째)와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자유 개방 경제는 세계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라 하고 이틀 뒤엔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그 이유로 국가안보를 들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 공영라디오 NPR은 “현재 한·일 무역 상황은 두 나라 과거의 불편한 기억 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수출제재는 오래된 한·일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일본에서의 복음의 씨앗은 가톨릭 예수회 선교사가 규슈 지방에 도착한 1549년으로 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기독교를 금지하고 혹독하게 탄압했다. 이후 메이지유신 때 종교의 자유가 반포돼(1873년) 선교가 활발해졌다. 일본 문화청에서 발간한 ‘2018년 종교연감’에 따르면, 2017년 현재 토속신앙인 신토(神道) 신자가 전체 인구의 47.6%, 불교 신자는 47.1%다. 반면 범기독교 신자는 192만명으로 1.1%에 불과하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기독교가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일본의 패망으로 2차대전이 끝나고 한국은 일본 지배로부터 독립하면서 양국의 기독교 역사는 다르게 성장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일 기독교는 신앙 안에서 함께 교제하며 양국의 온전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의 기저에는 ‘평화헌법’ 개정 의도가 있다. 1947년 제정된 일본 평화헌법에 대한 개정 시도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있어왔다. 일본 기독교인들은 직접 평화헌법 수호에 나섰다. 2007년 한국교회와 ‘일본평화헌법 9조수호 국제종교인회의’를 구성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지난해까지 심포지엄을 여섯 번 열었다. 평화헌법을 널리 알리고 개헌 위협을 세계교회에 호소했다. 개헌 저지를 위한 공동 협력 방안도 찾았다.

일본기독교단(UCCJ) 북지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와 공동으로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한·일청소년연합수련회를 열고 있다. 16년째 이어진 수련회에 300여명의 한·일 청소년이 참가했다. 다음 달 강원도 철원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일 청소년들이 만난다. 올해부터는 청년수련회도 연다. 화해는 관계가 회복되는 과정이므로 이같은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기독단체들은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일본은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평화 실현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역사를 올바로 세우고 동북아지역의 화해와 평화, 정의를 세우려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기독교협의회(NCCJ)는 진심 어린 사죄와 함께 지지와 연대를 밝히고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구도를 넘어 한국과 일본은 해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화해할 수 있을까.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형제들에게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베드로에게 예수께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처럼 용서해야 화해가 이뤄진다. 신약성서에서 화해(그리스어 ‘카탈라게’)는 정확하게 맞바꾼다는 뜻이다. 인류의 죄를 예수의 의로우심으로 온전히 맞바꿔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화해다. 한국과 일본이 온전한 관계로 회복되는 화해 과정에 한·일 기독교가 함께 걷고 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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