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섭리의 연주에 맞춰 살아갈 때 세상이 변한다

국민일보

[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섭리의 연주에 맞춰 살아갈 때 세상이 변한다

입력 2019-08-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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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임마누엘기도원에서 찍은 새 둥지.

서재에는 오랜 친구 같은 축음기가 있습니다. 시간의 먼지를 입으로 ‘후’ 불어냅니다. 그리고 레코드 위에 바늘을 올려놓습니다.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돌리면 나팔 같은 스피커에서 피아노 연주가 들려옵니다. 좋은 소리는 아니지만 귀를 기울이면 잡음 속에서도 청아한 본질을 잃지 않아서 참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문득 내 마음속 축음기는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궁금해져서 한 바퀴 돌려보니 익숙한 찬양이 들려옵니다.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주 너의 하나님이 지켜주시네 놀라지 말라 겁내지 말라 주님 너를 지켜주시네….” 잡음 많은 인생, 상처의 흔적이 가득한 나날들이었어도 찬양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내 영혼의 본질을 지켜주신 성령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마음에선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나요?

이 세상을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 젊은 날에는 큰 꿈을 품고 이름을 드러내려고 애쓰다가 참 짧은 허무함을 마지막 한숨으로 내쉬며 떠나갑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성도’로 구별하셨습니다. 성도라는 말의 원어를 보니 하나님 자신이 직접 특별한 목적과 일을 이루기 위해서 구별하셨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요, 땅에 머물고 있으나 하늘을 바라보며 살라고, 사방이 가로막히고 불가능의 홍해가 가로막고 있어도,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어서 길을 여는 삶을 살라고 구별하신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런 성도의 삶은 세상이 말하는 인생의 정의로는 설명하기 힘듭니다. 성도의 인생은 하나님의 손안에서 쓰여지는 은혜의 이야기, 섭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섭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 마음의 귀는 불편해합니다. 딱딱하고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이지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섭리는 이른 아침 출근길에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음악처럼 이해하기 쉽답니다. 먼저 주님의 섭리에는 제목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너는 복이 될지라”였고, 겁쟁이 사사 기드온에게는 “너는 용사이다”였으며, 성자 하나님께는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섭리의 제목만 보면 어떤 음악이 될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목을 쓰신 하나님의 머릿속에서 그 음악은 이미 완성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그 제목을 쓰신 하나님을 믿으며 살아가는 순종이 필요할 뿐입니다.

다음으로 주님의 섭리는 높낮이가 있습니다. 어떤 음악이든 한 음으로 이루어진 음악은 없습니다. 4분음표, 2분음표, 16분음표같이 길이가 존재하고, 도레미파솔라시도같이 높은음과 낮은음이 악보에 그려집니다. 믿음의 삶을 살다 보면 때로는 평강의 높은음을 노래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 높은음을 내고 싶지만 듣기 좋은 음악은 아닙니다. 때때로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낮은음을 그려 넣으실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길이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낮은 한숨의 자리에서 높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겸손의 깊이와 넓이와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나아가 주님의 섭리에는 임시표가 존재합니다. 쉼표가 그려질 때는 아무 소리 없이 쉬어야 합니다. 답답하지요. 하지만 여리고 성은 모든 백성이 침묵할 때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음을 기억하십시오. 쉼표가 그려질 때 나는 쉬고 있으나 하나님의 권능의 손이 일하시고 있음을 믿고 기대하며 쉬십시오. 때로는 플랫이, 때로는 샤프가 붙습니다. 플랫이 붙을 때는 베드로가 밤새도록 그물을 내려도 아무것도 낚지 못했지만 내 뜻을 내려놓고 주님 말씀에 그물을 내렸을 때 두 배 가득 고기를 낚았던 것처럼 때로는 내 생각을 내려놓는 시간도 필요함을 기억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섭리의 악보에는 박자표가 있습니다. 4분의 4박자, 8분의 6박자같이 정해진 마디 안에서 정해진 속도로 연주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기대와 상관없이 은혜로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시간 안에서 정확히 연주됩니다. 살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사방이 둘러싸는 것 같은 두려움의 찰나를 지날 때도 원망하지 말고, 마음의 밭이 가물어 메말라도 기도의 재단을 떠나지 말고 믿음으로 기도하십시오. 그럴 때 당신의 삶은 세상의 잡음 속에서도 사람을 감동케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은혜의 음악으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작은 둥지 속에 수줍은 듯 누워 있는 알들
어떤 이름을 가지고 하늘을 날까?
내 마음에 은혜를 놓아주소서
감사로 품어 하늘로 날아오르리이다.”

(전담양 목사의 ‘은혜로 나르다’ 중에서)

전담양 목사

<고양 임마누엘교회>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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