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순탁] 보다 나은 분양가상한제를 기대한다

국민일보

[기고-서순탁] 보다 나은 분양가상한제를 기대한다

입력 2019-08-06 04:05

지난 7월 정부가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와 일부 언론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정부와 시민단체는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필자는 사회적 맥락과 장기적 관점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평가해보고자 한다.

먼저 특정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은 정책의 이해나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분양가상한제 도입 여부는 주택(분양) 시장의 불안요인이 존재하는가에 달려 있다. 최근 서울 재건축단지의 과도한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불안요인이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실제로 분양가 통계를 담당하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2015년 5월 1837만원에서 올해 5월 2574만원으로 4년 만에 737만원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택 가격 상승률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주택 시장을 불안하게 할 때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면 분양가상한제 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 주택 가격 상승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아파트 분양가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1977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한 이래 분양 시장이 과열되거나 불안할 때마다 정책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분양가상한제는 정책 환경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카드다. 아직도 가격 급등과 투기를 겪고 있고, 부의 양극화와 부동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왜 민간 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특정 이념이나 관점에 의존한 프레임에 갇힐 필요가 없다. 분양가상한제가 초래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알고 있고 이미 경험했기에 이를 토대로 더 효과적인 제도 운용이 가능하다. 과거 획일적 규제에서 원가연동제로 변경해 분양가 문제에 대응했듯 이번에 꺼내들 분양가상한제 역시 과거보다 진일보한 정책을 기대한다. 적용 기준과 대상의 명확성, 방법과 시기의 유연성 그리고 부작용 최소화 방안 등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정부의 분명한 정책 의지 표명과 일관성 있는 정책만이 뿌리 깊은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