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는 미래 기술… 현 시스템 흔들리면 곤란”

국민일보

“원격의료는 미래 기술… 현 시스템 흔들리면 곤란”

윤일규 국회의원

입력 2019-08-11 19:18
의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전문가적 식견으로 정부 정책에 비판적 관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현 쿠키뉴스 기자

“아직 사법입원을 위한 제반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기자에게 이 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말 강북삼성병원에서 발생한 의사 사망 사건 이후 올해 초 운영된 민주당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 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윤 의원은 고(故) 임세원 교수를 기리는 일명 ‘임세원법’을 발의했다. 현재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그는 사법입원을 인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개념과 사회, 제도가 준비돼 있지 않다. 적정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들이 걱정하는 인권 보호를 우리사회가 보장토록 하자는 게 사법입원의 핵심이지만, 우리사회의 인권감수성은 높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물꼬는 텄다”고 평가했다.

최근 윤 의원은 두 번째 ‘임세원법’을 대표 발의했다. 앞선 법안이 사법입원제도와 외래치료명령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번 법안은 지역사회 내 정신응급대응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응급상황 시 경찰, 119 구급대, 정신건강전문요원이 함께 출동해 정신질환자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의료기관을 연계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 의원은 의사 출신이다. ‘친의사’편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정부가 보장성 강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에 의사 출신이 없으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의사 편을 들지 않는다”며 “누구의 편을 들면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의 원격의료 실시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견해가 궁금했다. 윤 의원은 “원격의료는 새로운 시대의 미래 의료행위인데 현재 의료 뿌리가 단단하지 않다”며 “미래 기술이 너무 빨리 오면 현 의료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의 본류가 혼란에 휩싸이면, 자칫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원격의료 등의 정부 사업에 대해 공급자 등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이유는 신뢰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라며 “(원격의료 실시에 대해) 적잖은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를 정부 당국자에게 피력했고, 상당부분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보건의료 분야가 4차 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성장’이라는 이유로 인보사처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감시해야 한다. 우리 의료제도를 어떻게 이끄느냐가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원격의료 등 당정의 기조를 일방적으로 따르지는 않는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 자문의를 맡는 등 이른바 원조 친노에 뿌리를 둔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보건·복지 분야에 대해 전문적 견해와 비판적 관점을 갖고 있다”라며 “더러 당과 이견이 있어도 지적과 설득을 통해 보완을 하고 있어 당론과 신념이 충돌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0대 국회가 이른바 ‘식물국회’란 오명을 듣듯, 윤 의원은 국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역 사회 돌봄(커뮤니티케어) 등의 정책이 안착하려면 법안이 필요하고, 산적한 법안을 처리해야 함에도 국회가 닫혀 있었다”며 “보건의료 분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데, 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를 대비하는 법안이 나와야 했다”고 탄식했다.

또 윤 의원은 ‘일개미형 국회의원’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역할은 현실에서 개선될 점을 파악하고 토론과 자료를 수집해 합의와 조정을 통해 법안을 만드는 것이다. 소위 ‘배짱이형’ 의원만 있는 게 아니라 의원회관에서 묵묵히 더 많은 일을 하는 ‘일개미’ 의원들이 그런 역할을 맡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정치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 의원은 “정치는 모두의 것”이라며 “민주주의 절차 속에서 정부나 국회를 통해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지만, 근본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본다면 정치는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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