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년도 못 버티는 집값 대책… 진단부터 틀린 것 아닌가

국민일보

[사설] 1년도 못 버티는 집값 대책… 진단부터 틀린 것 아닌가

입력 2019-08-13 04:05
문재인정부는 부동산정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역대 최강’이란 타이틀이 붙은 정책을 이미 두 차례 내놓았다. 임기 첫 해 8·3 대책이 그랬고 이듬해 9·13 대책이 그렇다. 3년 차에 다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들었다. 12일 발표한 이 대책의 골자는 정부가 원하는 곳에 정부가 원할 때 분양가 상한제를 곧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타당성을 논하기 전에 왜 이 정책이 나와야 했는가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8·3 대책은 초과이익환수제로 재건축을 틀어막고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 수요를 차단했다. 주택시장은 몇 달 주춤하더니 예상과 달리 전고점을 돌파하며 광풍이 불었다. 불과 1년 만에 9·13 대책을 다시 꺼내야 했고 그것은 대출을 틀어막아 집을 사기 어렵게 만드는 조치였다. 그래서 잠잠해지나 싶었던 시장은 또 끓어올랐다. 역시 1년 만에 정부는 집값 불안을 이유로 들며 분양가 상한제를 내놨다. 재건축을 틀어막았는데 1년도 안 돼 집값이 치솟았고, 대출을 틀어막았는데 또 1년도 안 돼 들썩였다. 그럼 분양가 상한제의 집값 안정 효과는 1년 이상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런 효과가 있기는 할까? 역대 최강이란 대책마다 수명이 채 1년도 안 됐던 상황에서 이 물음에 긍정적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선 벌써 분양가 상한제의 다음 대책은 주택거래허가제일 거라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돌고 있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는 과거 참여정부 방식과 많이 달라졌다. 그 지역의 집값 상승률 등 정량적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정한 투기과열지구는 다 해당될 수 있게 했고, 그중 어느 지역에 적용할지도 정부의 주거정책심의회에서 결정토록 했다. 같은 서울의 같은 재건축이라도 상한제가 적용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주택시장에 일종의 불확실성을 던져놓았다. 주택조합과 건설사 입장에선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언제 어떻게 제동을 걸고 나올지, 그 규정은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당연히 주택공급은 크게 위축될 것이며, 수요가 몰리게 될 기존 주택은 가격 안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또 집값이 불안해지면 다시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이쯤 되면 투기세력 탓이라던 당초의 부동산 진단을 되돌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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