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과 닮았다, 프로야구 ‘양·김 시대’

국민일보

9년 전과 닮았다, 프로야구 ‘양·김 시대’

88년생 동갑내기, 동반 15승 이상 노려

입력 2019-08-14 04:02

1988년생 동갑내기 SK 와이번스 김광현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의 시대는 언제까지 갈까. 류현진(32·LA 다저스)이 미국으로 떠난 뒤 한국프로야구 대표 선발로 꼽혀온 두 투수는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9년 만에 동반 15승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19세에 함께 데뷔해 어느덧 30대로 접어든 두 투수는 구위에다 관록까지 장착하며 자신들의 전성시대를 연장시키고 있다.

둘은 현재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며 외국인선수 포함해서도 특급 성적을 뽐내고 있다.

김광현은 13일 현재 국내 투수들 중 다승(14승), 평균자책점(2.44) 부문 1위다. 전체 투수로 봐도 이 두 부문에서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18승, 1.95), SK 앙헬 산체스(15승, 2.24)에 이어 3위다. 탈삼진(2위)의 경우 138개로 1위 린드블럼을 4개차로 바짝 쫓으며 린드블럼의 투수 3관왕 저지에 나서고 있다.

양현종은 다승(13승)과 평균자책점(2.68) 모두 국내 투수들 중에서 2위이며 전체로는 다승 4위, 평균자책점 6위에 올라 있다. 다승에서는 두산의 이영하(10승)가, 평균자책점에서는 두산의 유희관(3.08)이 두 투수의 뒤를 따르고는 있지만 격차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올 시즌이 진행될수록 더욱 강력한 공을 던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즌 첫 5경기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불안하게 시작한 김광현은 최근 1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등판, 3자책점 이하)를 펼치며 팀의 승리 보증수표가 됐다. 염경엽 SK 감독은 “강하게 던지려다 중심이 무너지던 나쁜 습관들이 없어졌다”며 흡족해했다.

김광현은 올해 들어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구로 경기를 주도하는 등 베테랑다운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김광현의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97개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상황에서는 전력투구해 9이닝당 삼진(8.63개)은 통산 최고, 9이닝당 볼넷(1.81개)은 통산 최저다.

양현종의 부활도 놀랍다. 개막 후 4월까지 5패 평균자책점 8.01로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올 시즌은 끝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양현종은 그러나 5월 이후 오뚝이처럼 살아났다. 양현종은 5월 이후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스전까지 13승(3패) 평균자책점 1.26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둘은 통산 133승으로 같다. 또 현 추세대로라면 두 투수는 올 시즌 동반 15승 이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7년부터 프로야구에 발을 디딘 둘이 동반 15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0년이 유일했다. 당시 김광현이 17승, 양현종이 16승을 거뒀다. 그때부터 사실상 한국야구를 이끈 둘은 9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변함없는 최고의 토종 듀오로 멋진 승부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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