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역사 성찰하며 휘둘리지 않는 나라 만들 것”

국민일보

문 대통령 “역사 성찰하며 휘둘리지 않는 나라 만들 것”

독립유공자·유족 160명 초청

입력 2019-08-14 04:01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 행사 도중 참석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등이 초청된 이날 행사에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가 배치됐고,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기던 음식이 제공됐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오찬 행사에서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분단을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3·1독립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은 왕정과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의 국민이 됐고,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기어코 독립을 이뤄냈다”며 “국민들의 자부심에 원천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생존 애국지사 9명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등 160명이 초대됐다. 또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프랑스 호주 등 해외 6개국의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방한해 참석했다.

행사는 항일운동 당시를 기념하는 분위기로 연출됐다. 오찬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니며 간편하게 먹었던 ‘쫑즈’(대나무잎으로 감싼 밥)와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했다는 ‘홍샤오로우’(돼지고기를 간장 양념으로 조린 요리)가 제공됐다. 또 테이블마다 임시의정원 태극기,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 6종이 꽃장식과 함께 배치됐다. 무대 배경도 1945년 임시정부 요인들의 환국 기념 사진으로 꾸며졌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여사는 “내가 중국 상해에서 나서 거기에서 자랐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없었다”며 “8·15 해방으로 내 고향의 나라, 내 나라에 와서 살면서 마지막 가는 날에 내 땅에서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서 그래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의 높은 기개와 사상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면서 박수를 쳤다.

유관순 열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서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래를 지어 함께 불렀다는 심명철 지사의 아들 문수일씨는 노래 가사를 직접 낭송했다. 프랑스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임시정부에 전달한 공로로 이번 광복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앙씨도 참석했다. 그는 프랑스어로 “조국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수여하는 훈장을 제가 대신 받게 됨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아버지처럼 저도 한국의 피가 흐른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 초청된 조선의열단 100주년 기념 사업추진위원회는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군 출신인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보훈정책이 다시 군 위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유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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