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일본 기업 위기 찬반양론

국민일보

[한마당-염성덕] 일본 기업 위기 찬반양론

입력 2019-08-17 04:0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비열하게 자행한 경제침략의 먹구름이 한국 기업에만 영향을 줄까. 아베가 노린 것처럼 한국 기업은 궁지에 몰리고 일본 기업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까. 한·일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경제침략의 강도와 기간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도 일본 기업 위기론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펴고 있다. 양쪽 모두 나름대로 논리를 갖추고 있다.

경제침략이 일본 기업들에 악재라는 전문가들의 논리는 이렇다. 한국 기업들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준비해 왔다. 문재인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는지 몰라도 한국 기업들은 동분서주하며 핵심 소재 3종의 재고를 확보했다. 해외 공급처를 발굴했으며, 대체재 테스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부 핵심 소재의 생산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가장 큰 패착은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소재의 수입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교훈까지 얻었다. 자유무역 질서를 해치고 정치·외교적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해결하려고 한 아베 정권 탓이다. 아베가 추후에 경제보복을 철회해도 일본 기업들의 신뢰 상실과 고객 이탈은 되돌리기 힘들 것이다. 극단적으로 ‘아베 기업 파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핵심 소재 3종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은 미국과 대만, 일본 업체에 납품하면 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출하지 못해도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리어 소재 3종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 미국과 중국 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이 한·일 갈등을 적극 중재하지 않는 것도 미국 기업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핵심 소재의 국산화 과정도 녹록지 않을 것이다.

누구 주장이 맞는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기업들과 정부가 아베의 경제침략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이 시작한 싸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리는 이번 싸움에서 반드시 이기는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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