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일회용기저귀 몸살

국민일보

[한마당-김용백] 일회용기저귀 몸살

입력 2019-08-15 04:05

국내 일회용기저귀 배출량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관리 및 처리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저출생 고령사회인 한국도 아기용 기저귀 판매량이 감소하는 반면 성인용 판매량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2020년엔 역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는 2011년부터 성인용 판매량이 아기용 판매량을 앞질렀다.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지난 8일 마쳤다. 기저귀를 매개로 감염 우려가 없는 병의 환자가 사용한 의료기관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해 일반폐기물 소각시설에서 처리하는 내용이다. 의료폐기물 양을 줄이면서 처리에 숨통을 틔우자는 취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체 감염이 의심되는 배설물 기저귀에 한해서만 의료폐기물로 분류하도록 한다. 요양병원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나오는 일회용기저귀는 의료폐기물 처리기준에 따라 엄격히 배출·관리되고 전용 소각시설에서 처리된다. 가정, 요양원 등에서 배출되는 것은 일반폐기물로 처리된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으로 전체 의료폐기물 양이 15~20%가량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폐기물 양은 2018년 22만6000t으로 2013년 14만4000t에서 5년 새 57% 늘었다. 의료기관 일회용기저귀 증가 때문인데 전국 1458개 요양병원에서 배출되는 게 그 상당량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요양병원에선 폐기물의 90%가량이나 된다는 것이다. 전국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13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하루 처리용량을 초과해 가동 중이라 의료기관들이 순번을 기다리며 의료폐기물을 불법보관하다 적발되는 실정이다.

일회용기저귀는 증가추세고 처리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처리시설은 님비시설이라는 인식으로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확충이 쉽지 않다. 지난 5월 말 현재 건설 예정인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9곳 중 8개가 지연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해 5월 요양병원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해 달라고 건의한 지 1년이 넘어서야 시행령 개정이 이뤄졌다. 환경부는 폐기물 공공처리장 확충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내용의 ‘폐자원 안전 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달 말 의원 발의된 상태다. 고령사회를 앞서 겪은 일본에서 발생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한국에서 문제로 되풀이되는 건 정상이 아니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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