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짜뉴스 탓하기 전에 경제 실상 제대로 파악해야

국민일보

[사설] 가짜뉴스 탓하기 전에 경제 실상 제대로 파악해야

입력 2019-08-15 04:03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적 신용평가 기관의 일치된 평가가 보여주듯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지난달 무디스에 이어 피치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로 유지했고 안정적 전망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했지만, 우리 경제의 근본 성장세는 건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말은 한국 경제는 별 문제 없는데 ‘가짜뉴스’ 때문에 경제가 나쁘게 비치고 있고, 더 나빠지고 있다는 식이다. 정말 그런가. 경제의 기초 체력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논자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경제의 경쟁력, 구체적으로 잠재성장률을 가리킨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2년간 급락했고 앞으로도 더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을 2017년 초 2.8~2.9%로 추정했다. 2년이 흐른 지금은 2.4~2.5%로 본다. 인구 요인도 있겠지만, 그것으로는 급격한 하락이 설명되지 않는다. 현실을 무시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경직적인 주52시간제 등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기업 투자 감소와 생산성 하락이 주된 요인이다. 5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만들어지는 건 60대 이상 노인들의 ‘세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7월 고용동향에서도 이 추세는 반복됐다. 실업률이 20년 만의 최악을 기록하고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일자리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은 신용평가사들이 매기는 한국의 신용평가 등급이 일본보다 높다며 낙관론을 폈지만, 신용등급은 부채 상환 능력 등 금융 측면을 주로 반영한다. 실물경제나 경제 활력을 보여주는 기준이 아니다. 심지어 이들 신용평가사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잇따라 내리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성장잠재력 저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말대로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가 진짜 가짜뉴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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