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상주본 국가 반환, 서명으로라도 힘 보태야죠”

국민일보

“훈민정음 상주본 국가 반환, 서명으로라도 힘 보태야죠”

상주고 김동윤군 학교서 캠페인 펼쳐… “어른들만의 일 아냐” 전국 확산키로

입력 2019-08-15 04:08

“훈민정음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이 경북 상주지역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시작돼 눈길을 끈다. 상주고교 2학년 김동윤(17·사진)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명운동은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교생 416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380명의 서명을 받았다. 앞으로 지역 내 다른 고교는 물론 나아가 SNS 등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와 문화재청의 소유권 공방이 11년 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상주본 공개와 관련해 서명운동이 추진된 것은 처음이다.

김군은 “훈민정음 상주본 공개 문제가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며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겠다”며 “서명 캠페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청와대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이끌어내는 등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상주고 학생들은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과 함께 ‘대한민국의 저력은 한글에서 나온다’는 한글만세운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한글 창제의 배경과 원리 및 사용법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간송미술관에 보관된 게 유일본이었지만 2008년 상주의 고서적 수집가 배익기씨가 다른 해례본을 공개하면서 해례본은 2개가 됐다.

배씨가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상주본이다. 배씨는 골동품상 조모씨와 상주본을 놓고 소유권 분쟁을 벌였다. 조씨는 자신의 골동품점에서 배씨가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했고 소송 끝에 법원은 원소유자는 조씨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조씨는 얼마 뒤 상주본의 소유권을 문화재청에 이양한다는 말을 남기고 숨졌다.

이후 문화재청은 배씨에게 상주본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배씨는 되레 국가의 강제집행을 막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달 상주본의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상주본의 가치가 1조원이라는 평가가 나오자 배씨는 상주본을 반환하지 않고 국가에 1000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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