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적들보다 동맹국들이 우릴 더 이용”

국민일보

트럼프 “적들보다 동맹국들이 우릴 더 이용”

“한국 국경 보호해 주지만 우리 자신의 국경은 못 지켜”

입력 2019-08-15 04: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쉘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동맹국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일본 무역 적자를 설명하다가 “우리의 동맹국들이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더 이용해 먹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와 최악의 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우리의 동맹국들”이라고 비판했다. 또다시 동맹국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쉘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하던 도중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일본과의 무역 역조를 거론하다가 동맹국들(allies)이라는 복수형을 쓰면서 우방국들을 비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그가 동맹국들을 향해 무역·방위비 등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다가 한국 얘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의 국경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신의 국경은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한국 국경은 보호하면서도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한국에 대한 직접적 압박이라기보다는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공격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에 방위비도 제대로 내지 않는 한국을 미국이 과잉 방어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베 신조 총리에게 ‘우리는 일본에 엄청난 무역 적자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일본은 수백만대의 차를 미국에 수출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밀을 수출한다. 밀”이라고 반복했다. 그가 ‘밀’을 강조했을 때 청중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것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며 “더욱이 그들은 우리 밀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밀을 수입하는 것은)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단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780억 달러(약 94조원)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동안 우리는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이들 나라에 잃고 있다”고 ‘복수형’을 썼다.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무역 적자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청중 앞에서 아베 총리를 향해 ‘훌륭한 녀석’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great guy’라는 격식에 맞지 않는 표현을 썼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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