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어려웠던 ‘OS 독립’, 중 화웨이는 성공할까

국민일보

삼성전자도 어려웠던 ‘OS 독립’, 중 화웨이는 성공할까

화웨이, 지난주 연례 개발자대회서 자체 제작 OS ‘훙멍’ 공개

입력 2019-08-15 04:06
사진=신화뉴시스

화웨이가 운영체제(OS) 독립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독립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화웨이 역시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지난 9일 광둥성 둥관시에서 연례 개발자대회(HDC 2019)를 열고 자체 제작 OS ‘훙멍(鴻蒙)’을 공개했다(사진). 영어 명칭은 ‘하모니(Harmony)’로 정했다. 화웨이가 자체 OS 카드를 들고나온 건 미·중 무역전쟁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면서 안드로이드 OS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에 나서면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 기술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앞으로 미·중 간 무역협상 상황에 따라 제재가 유동적일 수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선 자체 OS가 절박한 상황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2위에 오른 화웨이는 강력한 자체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훙멍이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앱을 하나 개발하면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면서 훙멍의 장점을 강조했다. 화웨이가 거대한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80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화웨이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훙멍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스마트폰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이미 한 번 가본 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종속되는 걸 피하기 위해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2015년 1월 인도 시장에서 출시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OS 생태계만큼 풍부한 앱과 편의성을 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타이젠은 더 이상 외연을 확대하지 못했고, 현재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 대신 스마트워치, 카메라, TV 등의 OS로 사용되며 나름의 활로를 찾았다.

화웨이는 훙멍이 안드로이드와 호환된다고 강조했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앱을 제공하긴 불가능하다. 구글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훙멍을 사용해도 큰 저항이 없겠지만 화웨이가 주요 공략 시장으로 삼는 유럽, 남미, 아시아 시장에서는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화웨이도 삼성전자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훙멍을 처음 탑재하는 제품으로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TV로 결정했다. 또 훙멍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TV, 인공지능 스피커, 자동차 등에서 두루 쓰이는 범용 OS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OS는 안드로이드를 유지하되 필요한 경우 훙멍을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4일 “훙멍은 어디까지나 ‘보험’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지 화웨이가 전면에 내세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여부는 여전히 미국의 제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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