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신상구(愼桑龜)

국민일보

[겨자씨] 신상구(愼桑龜)

입력 2019-08-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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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란 말은 입조심을 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옛날 바닷가 마을에 효자가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오랜 병환 끝에 돌아가실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래 산 거북이 끓인 물을 마시면 병이 나을 거란 말을 들었는데, 마침 1000살은 됐을 법한 거북이를 발견했습니다. 거북이가 얼마나 큰지 들 수도 없었습니다. 지게에 지고 겨우 집으로 향했습니다.

뽕나무 아래에서 잠시 쉴 때였습니다. 거북이가 느긋하고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영험한 거북이라 솥에 100년을 끓여도 죽지 않는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뽕나무가 말을 하는 게 아닙니까. “어떤 거북이도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 끓이면 당장 죽고 말 것이다.”

효자는 이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리 장작을 많이 넣어도 펄펄 끓는 가마솥 거북이는 죽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뽕나무가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도끼를 들고 달려가 그 뽕나무를 잘라왔습니다. 뽕나무에 불을 붙여 끓이자 거북이는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거북이를 끓인 물을 마신 아버지는 씻은 듯 병이 나았습니다. 거북이가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뽕나무도 괜한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장작이 되지 않았겠죠. 안 해도 좋은 말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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