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추정 ‘합격 자소서’ 인터넷 올라… 500~5만원 팔려

국민일보

조국 딸 추정 ‘합격 자소서’ 인터넷 올라… 500~5만원 팔려

고려대·서울대학원·부산대의전원 등 이력 흡사… 21일 모두 삭제된 상태

입력 2019-08-22 04:01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2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로 추정되는 인물이 인터넷 사이트에 고려대 학부와 서울대 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합격 자기소개서 등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들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리포트 등을 거래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조 후보자 딸로 보이는 학생의 보고서·자기소개서 6개가 게시됐다. 구체적으로 문서 등록일과 제목은 2011년 6월 ‘고려대 수시 이력서’, 2011년 6월 ‘고려대 수시 자기소개서’, 2011년 6월 ‘해외봉사 자기소개서’, 2012년 1월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 논술’, 2014년 6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자기소개서’, 2015년 5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자기소개서’였다. 이 사이트에 올라온 문서는 500~5만원까지 판매됐다. 부산대 의전원 자기소개서가 5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 문서들은 지난 20일까지 판매됐지만 21일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 문서들의 내용은 조 후보자 딸의 이력과 상당히 흡사하다. 고려대 입학 자기소개서에서 이 학생은 “한영외고는 문과 계열 특목고지만 나는 환경, 생태, 보건 등에 관련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수학 생물 물리 등 이과 계열 과목의 공부와 인턴십에 집중했다”고 썼다. 특히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 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됐으며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IPS(국제조류학회)에서 포스터 발표의 기회를 가졌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지도로 국제조류학회 발표 논문에 제3 저자로 등재됐고, 한국물리학회가 주최하는 ‘여고생 물리캠프’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한편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논란은 가뜩이나 입시, 취업에 허덕여온 20, 30대 젊은 층의 허탈함에 불을 질렀다. 분노 역시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표방했던 현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왔다는 목소리도 높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지난 2016년 말 탄핵 정국을 거치고 정권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현 정권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적잖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문재인정부에 무엇보다 바라는 건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라며 “조 후보자가 자녀 특혜 논란에 휘말리자 분노를 강하게 표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 딸의 의혹이 입시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 20, 30대는 입시 과정을 가장 치열하게 겪은 세대 중 하나”라며 “세대 차원에서 갖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부정입학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지만, 젊은 세대는 여전히 분노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 학생들은 ‘조국 딸은 고려대판 정유라’라며 학위 취소 요구 촛불 집회까지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는 23일 촛불 집회를 열겠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참여하겠다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카이캐슬(조국과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합성어)’ 등 조 후보자를 비난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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