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교회의 살 길 찾기

국민일보

[특별기고] 한국교회의 살 길 찾기

입력 2019-09-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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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을 기리기 위해 떠들썩하게 수많은 행사와 이벤트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 많은 기념식과 루터의 종교개혁 지역을 탐방하고 그의 발자취를 추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한국교회와 우리의 삶 속에는 그 이후에 기대만큼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교회의 작금의 현실은 더 큰 어려움과 도전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혈혈단신으로 거대한 세속화와 타락의 물줄기를 영광스런 하나님의 말씀의 회복으로 바꾸어 놓은 루터의 승리는 주님의 승리이자 주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사람들의 미래의 승리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 위대한 승리의 열매는 유럽 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타임(TIME)지는 일천 년의 역사 속에서 인류의 삶에 큰 공헌을 한 10대 뉴스 중 가장 위대한 운동 중의 하나로 루터의 종교개혁을 선정했다. 당시에 루터가 처한 상황은 다시 한 번 이 땅에 종교개혁과 같은 위대한 변혁의 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지금의 우리가 처한 상황에 비해 오히려 더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루터는 당시에 마이너에 속해 있었고, 처음에는 거의 '나홀로 전투'와 같은 상황이었는데 반해, 한국교회는 지금 모든 면에 메이저리그에 속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루터는 처음에는 혈혈단신과 같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를 돕는 사람들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야구 리그로 치면 루키 수준에 속한 루터가 메이저리그를 집어 삼키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우리의 열망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마이너리그로 밀려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다시금 제 2의 종교개혁과 같은 부흥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데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루터의 종교 개혁을 추적하고 연구하면서 간과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루터가 그의 생애 동안 이루어내었던 업적과 그가 감당해내었던 사역들을 살펴보노라면, 난맥상의 한국교회와 이 사회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루터는 24시간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비텐베르크 대학에서의 많은 강의와 설교, 그리고 시편, 로마서, 히브리서 주석서 발간, 신약성서 번역, 종교 개혁의 시작과 치열한 논쟁과 수많은 논문 발표, 수도원 연구 책임자의 직책과 11개 수도원을 관리하는 교구장, 3000여 권의 책 발간과 37곡의 찬양곡 작곡, 4권의 성가곡집의 발간 등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찬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루터 한 개인의 역량으로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찬 사역들을 수많은 도전과 반대의 상황에도 꺾이지 않고 잘 감당해 내었는데 그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루터의 고백 속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나는 너무 할 일이 많아서 하루의 시작 시간에 세 시간씩 기도해야 했습니다.” 루터가 때를 잘 만나서 종교개혁의 열매를 거둔 것이 아니라, 그는 기도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수많은 일들을 주님을 위해 잘 감당해 내었다고 본다.

우리는 현재의 시스템도 루터 시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고, 인적 인프라도 훨씬 낫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필자를 포함하여 오늘날 제 2의 종교개혁과 같은 부흥을 꿈꾸는 우리들이 과연 루터가 주님께 드렸던 고백을 드릴 수 있는가?

우리는 자꾸 실패하기에 다른 것으로 기도를 대체하기를 시도해 보지만,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와 같은 상황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500년 전의 최고의 멘토가 보여준 그 길을 걸어갈 때, 우리도 동일한 열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며 잠자던 제자들을 깨우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뼈저리게 이해가 되는 아픈 계절이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500년 전의 고독한 하나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 세상으로부터 동네북처럼 얻어맞으며 휘청거리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 희망의 속삭임으로 용기를 주는 듯하다. ‘다시 기도의 자리로! 기도하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동일한 승리를 경험할 수 있어!’ 라고.

이기용 신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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