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김유비 목사] “상처 입은 단 한 사람을 위한 목사로 살자고 다짐하듯 써”

국민일보

[저자와의 만남-김유비 목사] “상처 입은 단 한 사람을 위한 목사로 살자고 다짐하듯 써”

59개 상담 내용 정리한 책 ‘돌봄의 기술’ 김유비 목사

입력 2019-09-0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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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돌봄의 기술’ 저자 김유비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를 갖고 자기 돌봄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상처 입은 단 한 사람’을 위해 설립 자금, 개척 멤버 등 여러 혜택이 보장된 교회 개척을 포기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온 우주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가 담겼다는 신념으로 진심을 다해 상담하고 글을 썼다. 지난해부터 2년여간 만난 이들의 상담 내용과 자전적 이야기를 엮어 3권의 책을 냈고 모두 2만부 가까이 팔렸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라’ ‘나를 돌보는 시간’의 저자 김유비(39) 목사 이야기다. 두 책으로 상처받은 자신을 내버려 두지 말고 스스로 돌볼 것을 강조한 그가 최근 새 책 ‘돌봄의 기술’(규장)로 돌아왔다.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쓴 이전 책과 달리 강연 도중 받은 질문을 추려 질의응답식으로 엮었다. 책에는 신앙 연애 결혼 부부 등과 관련된 59가지 문답이 담겼다. ‘남자 품에 안기고 싶어요’ ‘자해를 했어요’ ‘남편의 옛날 사진을 발견했어요’ 등 내밀한 고민도 적잖다. 그를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났다.


김 목사는 총신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12년간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교회를 그만두고 상담과 글쓰기를 시작했다. 당시 그가 사역한 교회는 부교역자의 분립개척을 적극 지원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단독 목회를 시작할 기회였다.

그러나 그에겐 확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성도, 즉 사람에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학대를 받았던 어린 시절 경험이 이런 두려움을 낳고 부추겼다. 부교역자로 지내면서 건강을 해쳤고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두려움을 키웠다. 지원이 보장된 분립개척을 포기하고 맨몸으로 교회를 나왔다. ‘나 자신부터 돌보자’ ‘회중이 아닌 상처 입은 한 사람의 마음에 교회를 개척하자’는 마음에서다.

2017년 6월 교회를 사임한 그는 두 달 뒤 개인 블로그에 목회 소회를 담은 글을 올렸다. 목회자 아닌 상처 받은 인간 김유비가 복음으로 사는 법, 교회 프로그램만 신경 쓰느라 상처받았는지도 몰랐던 성도를 찾아가 사과를 구한 것 등을 썼다. 우연히 글을 접한 이들이 상담을 요청해왔고, 출판사 관계자는 책 출간을 건의했다.

그는 “목회할 땐 세세하게 성도를 돌보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한 사람을 위한 목사’로 살자고 다짐하듯 쓴 글이었다”며 “전문가가 아닌 돌봄이 필요한 한 개인이자 모범적이지 않은 목사의 글이 이런 호응을 얻을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책에는 스스로를 돌보라고 권하는 내용이 여럿 나온다.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에겐 ‘용서 못 하는 자신부터 돌보라’고 답한다. 질문자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고, 용서와 감정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자녀의 장애를 홀로 감당해 힘들다는 엄마에게도 자신을 먼저 돌보라고 조언한다. 하나님은 부모뿐 아니라 아이도 그분의 자녀로서 능히 돌보기 때문이다. 교회 봉사로 상처받는 성도에겐 ‘봉사 안 해도 하나님나라 지장 없으니 먼저 은혜를 받고 그만큼 섬기자’고 말한다. 교회를 싫어하는 남성과 교제하는 여성에겐 ‘신앙을 떠나 상대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지 고민해보자’고 권한다. 어떤 문제든 일단 자신의 상처를 먼저 보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자기 돌봄의 방법은 ‘결핍이 만들어내는 거짓말을 진실로 대응하는 것’이다. 여기서 진실은 예수님의 말씀이다. 상처로 인한 생각과 감정은 진실을 왜곡하고 두려움에 빠지게 하지만 주님의 말씀은 그렇지 않다. 김 목사는 “상처가 있는 이들은 ‘두려워 말라’는 성경 말씀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해석한다. 두려움을 억누르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것”이며 “주님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받아주신다. 결핍으로 주님을 왜곡되게 보는 이들이 그분의 실체를 깨닫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치유는 과정이지 성취가 아니다”라며 “아프면 외면도 방치도 포기도 하지 말고 복음 안에서 상처를 돌보자”고 권했다. 이어 “상담하는 저 역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주님의 사랑과 말씀으로 내 안의 어둠을 몰아내고 빛으로 나가자. 제가 혼자가 아니듯 당신도 혼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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