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달 넘긴 한·일 경제 전쟁… 낙관도 비관도 경계해야

국민일보

[사설] 두 달 넘긴 한·일 경제 전쟁… 낙관도 비관도 경계해야

입력 2019-09-09 04:03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시작으로 한국에 경제 보복을 단행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지난달 초에는 1000개가 넘는 품목에 대해 언제든 자의적으로 수출 통제할 수 있도록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시키는 법령을 의결하고 지난 28일 시행에 들어갔다. 일본으로부터 주요 소재·부품·장비를 공급받아 완제품이나 중간재를 만들어 수출해 온 한국 경제에는 악재이자 위기다.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업계가 빨리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여서 다행이다. LG디스플레이나 삼성전자가 일본이 수출 규제한 소재를 국내 업체에서 조달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가고 있는 중이다.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국산화와 대체 수입선 확보에서 찾은 것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충분한 물량을 들여올 대체 수입선을 찾는 것도, 단기간에 국산화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고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대기업 하청 중소기업들은 수익성이 낮고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해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우리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억지 주장만 되풀이하며 우리 측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사태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정부와 기업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섣부른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경계하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파장을 수시로 점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미리미리 강구해야 한다. 정부는 현장과 동떨어진 판단이나 대책이 나오지 않도록 업계의 의견에 귀를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개정해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조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려는 마당에 보복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맞대응을 하는 것은 법리 다툼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일 수출 비중이 낮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우리 중소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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